"와, 대단하네" 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지일파' 이승엽 감독도 감탄했다 [잠실 현장]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가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 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라섰다. 경기 종료 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우승했어요? 와, 대단하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 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대회) 결승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관동제일고)를 2-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해 일본에서 고시엔 우승이 가지는 의미를 더 잘 알고 있는 이승엽 감독은 교토국제고 우승 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은 23일 한화전을 앞두고 "우승을 했나, 정말 대단하다"라며 "신성현이 좋아하겠다"고 웃었다. 마침 한화와 두산에서 선수로 뛰었던 신성현 두산 전력분석원은 교토국제고 출신이다.

이승엽 감독은 "일본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나가는 것만으로도 아주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한다. 요즘에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념으로 모래를 담아오기도 하지 않았나"라며 "일본 프로선수들도 고시엔을 나가 봤냐, 안 나가 봤냐로 자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그런 곳에서 우승 멤버라는 건 정말 가문의 영광이다.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 아주 자랑스럽다. 성현이에게 축하해줘야겠다"면서 "역사가 이십 몇 년 밖에 안 됐다고 들었다. (한국어) 교가가 나오면 악플이 달리기도 하고 그런다던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겨내고 우승을 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내 "우리도 대단한 게임을 해야 한다"고 웃었다.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가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 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라섰다.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한편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교토국제고는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단을 창단했고,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에 달한다. 창단 이후 30년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역사는 길지 않지만, 전국 대회에서 새 역사를 쓴 교토국제고다.

국내에서 교토국제고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건 바로 한국어 교가 때문이다. 교토국제고의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로 시작하며, 3년 전 고시엔 대회에서 큰 화제가 됐다.

고시엔에서는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 교가를 부르는 관례가 있고, 교가 제창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 된다. 이날은 교토국제고가 우승을 하며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전파를 탔고, 한국어 및 일본어 자막이 송출됐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두산 이승엽 감독이 LG 선수들의 훈련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말 1사 두산 신성현이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현재 은퇴 후 두산의 2군 전력분석원을 하고 있는 신성현은 교토국제고 출신이다.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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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