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하라" 위기 빠진 SON, 토트넘 충성 맹세…"구단 레전드로 기억되고 싶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방출 위기에 놓인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 레전드로 기억되고 싶다. 토트넘에서 뭔가를 이루고 싶다"며 토트넘 레전드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6월에도 토트넘에서 우승하기 전까지는 레전드가 아니라며 토트넘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어느덧 토트넘에서 10시즌 째를 맞았다. 프리미어리그 빅6 중 하나에서 10년 동안 주전으로 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금 지금까지 손흥민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뜻이다.
토트넘 통산 득점 5위(162골)를 기록했고, 구단 역대 14번째로 4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됐다. 토트넘 입단 후 매 시즌 리그에서 두 자릿수 이상 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2021-22시즌에는 페널티킥 없이 리그 23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거머쥔 것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토트넘 주장으로 임명돼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주장으로 임명된 손흥민은 구단 최초 비유럽 출신 주장이 됐다.
손흥민의 리더십에 토트넘은 직전 시즌 리그 8위에서 3계단 상승한 5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손흥민도 부진을 털어내고 17골 10도움을 올려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또한 개인 통산 3번째로 단일 시즌 리그 10골 10도움 이상을 기록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역대 6번째로 3회 이상 10-10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과거 첼시의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디디에 드로그바가 10-10을 총 3차례 달성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에릭 칸토나와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가 4번, 웨인 루니와 올시즌을 포함해 3년 연속 10-10 달성에 성공한 리버풀 레전드 모하메드 살라가 이를 5번 기록했다.
토트넘 리빙 레전드로 거듭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고 답했다.
BBC에 따르면 손흥민은 "10년 동안 한 팀에 있었다는 건 훌륭한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팀에 뭔가를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토트넘 레전드로 불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손흥민은 "난 여전히 내가 이 팀의 레전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토트넘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해서 레전드로 불린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난 트로피를 얻기 위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올해는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올 시즌 성공을 기대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따로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손흥민은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한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 내가 10골이라고 말했는데 6경기 만에 10골을 넣어서 목표가 끝났다고 상상해보라. 충분하다고 느끼지 않을 거다. 난 최대한 밀어붙이고 싶다"며 "팀으로든 개인으로든 모든 면에서 최대한 높이 올라가고 싶다. 그럼 우리가 어느 위치까지 도달했는지 알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주장 완장을 차고 뛴 소감도 밝혔다. 손흥민은 "좋은 경험이었다. 지난 1년간 많은 걸 배웠다. 프리미어리그 팀의 주장이라는 자리는 많은 책임감을 수반한다. 난 여전히 배우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좋은 일이고, 매우 중요한 일이다"라고 아직 배울 게 많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팀에서 가장 말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말이 많아야 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좋은 행동으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주장인 내가 옳은 일을 하면 선수들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며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선수드링 잘 따라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주장으로서 갖춰야 할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흥민은 지난 20일 있었던 레스터 시티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현지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심지어 방출설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풋볼365는 "손흥민은 우리를 가장 놀라게 만든 선수다. 손흥민의 커리어는 이제 상승 궤도에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선수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형으로 표현해야 할 거 같다. 더 이상 대체 불가능한 선수로 간주될 수 없다. 이제는 많은 선택지 중 하나로 봐야 한다. 더 이상 모든 경기에서 선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없으며 이에 대해 어떤 의문도 없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지난 20일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은 전반 29분 페드로 포로의 선제골에 힘입어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12분 제이미 바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를 거뒀고 승격팀 레스터에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자신이 선호하는 왼쪽 윙어로 나섰지만 활약이 아쉬웠다. 그는 슈팅 1회, 크로스 1회가 전부였고 슈팅도 수비에 막히며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터치 횟수도 10번에 불과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그에게 평점 7.3점을 줬는데 이는 토트넘 공격진에서 오른쪽 윙어로 출전한 브레넌 존슨과 함께 가장 낮은 평점이었다. 영국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도 개막전 손흥민에 대해 "몇 번의 밝은 순간이 있었지만 주장은 충분하지 않았고 경기가 진행되면서 사라졌다"며 그의 활약이 미미했다고 했다.
'풋볼 365'는 지난 시즌 활약도 1월 아시안컵 이후에는 좋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아시안컵 이후 부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7골과 10개의 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3번째 '10-10'을 달성했다.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3번 이상 10-10을 달성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6명뿐이다. 손흥민이 대기록을 세웠지만 시즌 초반 활약에 집중됐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매체인 HITC 또한 "손흥민은 레스터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오만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냉정해져야 했으나 이 경기에서 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손흥민은 이번 여름에도 여러 팀과 이적설에 휘말렸다. 그의 성적과 관계없이 토트넘이 그와 재계약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토트넘이 내년 여름 만료되는 그의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해 2026년 여름까지로 연장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을 선임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클럽의 여러 팀이 그의 영입에 나서고 토트넘도 그를 팔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기에 손흥민을 향한 비판은 이르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손흥민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토트넘 자세도 달라질 수 있다. 일단 손흥민은 전세계 축구 미디어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BBC를 통해 자신의 토트넘 충성 맹세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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