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권능력 최대한 빨리 보여줘야”…이재명 집권 전략 짜는 野, 중도확장 싱크탱크도 활발

성지원 2024. 8. 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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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기 지도부’가 출범한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이 3년 남은 대선으로 쏠리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전민규 기자

김민석 최고위원은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수권세력임을 최대한 빠르게 보여주는 게 국민들께 도리”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정권이 사실상 국정운영 능력을 상실한 상태고, 그에 대한 책임성도 보이지 않아 정권교체 요구가 높다”며 “저희들이 주체적인 준비를 철저히 해야 국민들께서도 안심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선 주자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도부에선 “대안세력으로서 유연하고 실행력 있는 이미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의 공개 메시지도 “국민 삶에 보탬이 되는 정책이면 모든 것을 열어두고 정부여당과 협의해 나가겠다”(19일 최고위), “대안없이 상대 주장을 무조건 부정해서는 정상적 국정운영이 쉽지 않다. (민생회복지원금의) 가능한 실질적인 대안을 찾아달라”(23일 최고위) 등 실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대표 공백기 지도부가 탄핵ㆍ특검 등 강경 전략을 구사한 것과 결이 다른 말들이다. “대선전략을 위해서라면 중도확장 그 이상의 것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김우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중도 확장에 방점을 찍은 당 싱크탱크도 활발하게 출범하고 있다. 특히 과거 보수의 어젠다로 분류됐던 부동산ㆍ주식시장 연구나 중산층 세금 부담 완화, 성장 등의 어젠다를 적극적으로 다룬다.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김태년 의원이 주도하는 ‘경제는 민주당’ 연구모임은 현역 의원 84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모임이다. 지난 6일 출범 후 ‘경제통’ 유동수 의원이 운영위원장, 자산운용사 출신 홍성국 전 의원이 자문위원장을 맡아 2주마다 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을 연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반도체 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투입하고,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를 10년 연장하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제는 민주당' 여름 경제 캠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친명계 지도부 의원들도 경제 모임을 적극적으로 주도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근 성장과 재정ㆍ금융정책 연구모임을 각각 발족시켰다. 특히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의원과 공동 대표를 맡아 운영 중인 ‘중산층 강화와 경제성장을 위한 조세ㆍ재정 및 통화ㆍ금융 정책연구회’는 최근 정치권 이슈인 세법 개정안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해당 모임에선 최근 종부세ㆍ금투세ㆍ상속세 완화 및 보완 방법에 대해 임 의원이 의원들에게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또다른 모임인 ‘대전환시대성장포럼’은 친명계 정진욱 의원 등 50여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산업정책을 연구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일 포럼 창립식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분배와 균형성장에 대한 의지와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이 바탕 위에서 전환시대를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는 성장전략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인 ‘기본사회’를 준비하는 ‘기본사회포럼’도 최근 출범했다. 당 을지로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이 대표를 맡았고, 조정식ㆍ추미애ㆍ정성호 등 친명계 중진 의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66명이 참여한다. 이외에도 친명계 문진석 의원은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와 함께 민주당의 주요 어젠다인 ‘경제ㆍ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연구모임’을 꾸려 활동 중이다.

당에선 “당 전체가 이 대표의 집권을 위한 거대한 싱크탱크처럼 움직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복수의 경제 연구모임에 참여 중인 한 의원은 “채 3년이 남지 않은 대선에서 국민들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결방안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경제공부 모임은 유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주도했지만, 이젠 타상임위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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