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위원들 “9월 금리 인하 바람직”…파월 오늘 밤 잭슨홀 연설

곽재민 2024. 8. 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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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EPA=연합뉴스

23일(이하 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전례대로 잭슨홀 기조연설대에 선다. 시장은 Fed의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인하 폭과 시기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힌트를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22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보다는 덜 감동적이지만 금융시장에는 더 중요할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놨다.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장 회의인 잭슨홀 미팅에 모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프로세스를 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체계적으로 완화에 나서고 사전에 신호를 잘 보내야 한다며 ‘점진적 접근’을 강조했다.

중도파로 평가되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했고, 경제 지표가 물가 목표 달성 영역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주는 데 부합한다”며 “노동시장도 전반적으로 건강해 통화 완화를 곧(soon) 개시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날 발표된 FOMC의 지난달 의사록과 최근 고용 지표는 Fed가 9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뒷받침한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vast majority) 위원들이 지표가 지속해서 예상대로 나온다면 다음 회의(9월 17~18일)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고용시장도 당초 예상보다 뜨겁지 않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간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기존 발표치(290만명)보다 81만8000명(약 30%)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4.3%)도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1년 10월(4.6%)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 폭을 더 키우는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다만 지금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1% 늘면서 1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또 22일 미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주(8월 11~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2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000건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해고가 억제되고 있고, 이는 지속적인 경기 확장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미국연방준비제도(Fed]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9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보내더라도 인하 폭과 속도에 관해선 확실히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CNBC는 “파월 의장의 연설에 놀랄 만한 소식이 담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했고, 블룸버그는 “월가 트레이더들은 파월 의장이 공격적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다음 달부터 0.25%포인트씩 몇 차례 금리를 내린 뒤 내년 초 경제 상황에 따라 완급을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선 다음달 FOMC에서 정책금리가 지금보다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전날 62%에서 75.5%로 올랐다.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38%에서 24.5%로 줄었다.

미국이 9월 기준금리 인하에 한 발 더 다가서면서 22일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다. 다음번 한은 금통위가 10월 예정이라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시차가 발생한다. 내수가 부진한 한국이 기준금리 인하 강도마저 약할 경우, 고금리로 내수 부진을 유발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았기 때문에 미국은 우리보다 더 빠르게 많이 금리를 올렸다”며 “내릴 때도 미국의 금리 조정 폭이 당연히 우리보다 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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