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사고, 잊으시오"…부활 준비하는 건설株 [엔터프라이스]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무려 294만대 1이었습니다. 얼마전 동탄역 롯데캐슬의 '로또청약' 기억하십니까?
본인이 당첨자라고 주장한 사람은 꿈에 배우 하정우가 나왔다는 인증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로또 청약 당첨자이나, 건설주 투자자들도 웃고 계실 겁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약 2주만에 40% 가까이 뛰었기 때문인데요.
금리 인하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 들어 국내 주택의 착공, 분양, 매매 거래량은 전년 대비 증가하며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꽃 피는 봄이 오더라도, 꽃이 피는 시기는 지역마다 다른 법이죠.
가장 먼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지 짚어드리겠습니다.
<앵커> 다가오는 주말 잭슨홀 미팅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에 투심은 건설주를 향하고 있습니다.
업황이 둔화되며 다졌던 바닥을 이제는 딛고 올라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정 기자, 상반기 국내 10대 건설사의 실적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국내 10대 건설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가량 올랐습니다.
건설업에선 작업의 공정률이 매출에 직결되는데, 올해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며 공정률이 올랐고요.
중동 지역의 정유 공장 등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한 영향으로 해외 매출이 늘기도 했습니다.
영업이익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넘게 증가했습니다.
개별 기업 중에선 GS건설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HDC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71% 늘었습니다.
두 기업 모두 기저효과가 컸습니다. 작년이 워낙 안 좋았다는 건데요.
먼저 GS건설은 작년 인천에서 있었던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재시공에 따른 손실 5,500억 원가량을 반영했었기 때문이고요.
HDC현대산업개발 측에선 지난해 연간으로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준공 시점 등의 영향으로 2분기에만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전년 대비 이익이 줄었는데, 원가율 조정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전체 10대 건설사 실적으로 보면 상황이 개선되는 것 같긴 한데, 개별 기업별로는 온도 차가 크네요.
앞으로 개선 속도도 개별 건설사들의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반기 건설업종의 투자 포인트를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면요.
첫 번째는 '쏠림 현상'입니다. 부동산의 온기가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다는 건데요.
가장 극명한 차이는 서울과 대구에서 드러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셋값은 각각 22주, 66주 연속 상승 중인데, 대구는 40주, 45주 연속 하락 중입니다.
청약 시장을 보더라도, 올해 수도권에선 1천대1의 경쟁률을 넘기기도 했는데, 지방에선 미달도 많은 상황이고요.
두 번째는 원가율인데요. 건설업종의 투심을 식게 만든 건, 높았던 원가율과 부동산 PF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었는데요.
증권가에선 불투명한 부동산 PF 불확실성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원가율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두 가지 포인트를 고려해 보면 업계에선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기업 모두 최근 여러 붕괴 사고로 인해 '순살자이'나 '다이파크'와 같은 불명예를 안은 기업들이기도 한데요.
우선 원가율의 개선, 즉 이익률이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는 겁니다.
원가율은 2023년 이후로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요 건설사 중에선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이 이 시기 비중이 컸고요.
여기에 수도권만 보면 이 비율은 GS건설이 제일 컸습니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4조 5천억 원 규모의 광운대 지역 사업의 착공과 분양이 올해 4분기에 예정됐거든요. 이 점도 최근 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대표님 건설주들에 대해 요즘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새로 담아볼 시점이 됐다고 보세요?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일단 제가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하고 DL이내씨 정도를 지금 한 번씩 딱 수급을 보니까요.
알게 모르게 한 달 넘게 매일같이 지금 매수를 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네요.
이게 건설주가 언제 이렇게 올랐지라는 생각이 들 거고요. 물론 언론에서 '청약이 서울은 굉장히 지금 몇 천 대 1이었다'라는 기사들이 되게 많았었는데요.
이제 애널리스트들은 업황 회복과 함께 자산 가치가 높아지고 실적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부분을 상승의 이유로 짚었는데요.
우선 탑픽으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될 것 같은데요.
그러면 그 외에는 뭐가 있냐고 한다면, 중소형 건설사 아니면 지난주에 말씀드렸던 건자재 관련주가 대안이 될 수 있는데요.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는 좀 지속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선 건실하게 버틸 수 있는 기업인가에 대한 부분은 잘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난 주에 6건의 청약이 있었는데, 서울만 빼고 용인, 인천, 창원에서 모두 미달이 났습니다.
지금 오늘도 20억 로또 청약이라던 레미안 원팬타스에서 50가구나 지금 부적격 계약 포기로 나왔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 이유를 보면 부적격은 그렇다 치고, 분양가가 지금 굉장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의미도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건설주 옥석 가리기를 좀 하긴 해야 될 것 같은데 선별할 수 있는 기준 같은 게 있을까요?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차트를 보면 현대건설이랑 그리고 방금 말씀해 주신 HDC현대산업개발 지금 다 신고가를 가고 있거든요.
근데 제 눈에 들어온 건 DL이앤씨라는 기업인데요. 올해 연초 이후 하락했고, 지금 시가총액이 1조 2700억 원인데 연결 기준으로 이 회사가 현금성 자산 2조 원이 있거든요.
대체적으로 올해 예상 증권사에서 예상한 순이익이 2천억에서 4천억 사이거든요.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근데도 현금성 자산은 지금 DL이앤씨가 시가총액을 훨씬 더 상회하는 현금을 갖고 있는데요.
근데 이제 시장에서는 오히려 다른 쪽을 일단은 더 보고 있죠
<앵커> 부실이 많이 난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죠.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네, 그래서 좀 그런데요. 참 이게 투자를 하다 보면은 일단 시장이 그렇게 움직였다고 하면 그게 정답일 수는 있겠지만요.
근데도 요거 이 정도는 아직은 너무 시장에서 부각이 안 됐습니다.
이거는 꼭 살펴봐야 될 기업이 아닐까라고 좀 말씀을 드리면서, DL이앤씨도 한 번씩 좀 시간 나실 때 살펴보시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주제의 결론은요?
<기자> 몇몇 논란을 겪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중에, 인터뷰에서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꺼내 더 큰 공분을 사는 경우가 있는데요.
부실 시공 논란을 겪은 국내 건설사들은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나 생각해봤습니다.
우리 방송을 보는 시청자분들께는 주가로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주제는 '부실 논란' 건설사들…"주가로 보답하세요"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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