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선후보 공식 수락... "모든 미국인 위한 대통령 되겠다"

윤현 2024. 8. 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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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연설... "새로운 길 개척하자"

[윤현 기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중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며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함께하자"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나를 이 길로 이끈 여정은 의심의 여지 없이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나는 예상치 못한 여정에 익숙하다"라며 "우리는 이번 대선을 통해 과거의 고통, 냉소주의, 분열을 극복할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대신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정당, 인종, 성별, 언어에 상관없이 나와 같이 자라면서 힘들게 일하며 꿈을 위해 살아온 사람을 위해, 그들의 역사가 새겨야 하는 모두를 대신해 후보 지명을 수락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오늘 밤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이 연설을 보고 있음을 안다"라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해 법치주의와 공정한 선거, 평화로운 권력 이양까지 신성한 미국의 헌법적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면서 상식적인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라며 "이것이 법정에서부터 백악관에 이르기까지 내 인생의 과업"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 자기 이익 위해서만 일해... 백악관 돌아오면 안 돼"

앞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에서 참패하며 고령과 인지력 논란에 시달려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이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후보직을 내놓았다.

곧바로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떠올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불과 32일 만에 민주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고등학생 시절 가장 친한 친구가 계부에게 학대를 당해 자신의 가족과 함께 살게 된 것을 언급하며 "그 친구 같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검사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 검찰총장, 상원의원, 부통령으로서 나의 경력에는 단 한 명의 고객이 있었고, 바로 국민들"이라며 "반면에 트럼프의 유일한 고객은 자신이며, 그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트럼프는 진지하지 못한 사람이고, 그를 백악관에 다시 들여놓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그에게 형사 기소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한 상황에서 그가 (대통령으로서) 가지게 될 힘을 상상해 보라"면서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특히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겨냥해 "그렇게 되면 미국 중산층의 생활비가 연간 4천 달러(약 535만 원) 이상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같은 독재자 비위 맞추지 않을 것"

해리스 부통령은 대외 정책과 관련해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트럼프를 아첨과 호의로 조종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임 시절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여러 차례 친서를 주고받으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들은 트럼프가 독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왜냐하면 트럼프 자신이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가자전쟁에 대해서는 "나는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이스라엘 국민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라는 테러 조직이 저지른 끔찍한 학살의 공포에 다시는 마주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와 동시에 지난 10개월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일은 너무 파괴적이고 가슴 아프다"라며 "너무 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고, 절박하고 굶주린 사람들이 목숨을 위해 계속 도망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안전해지고, 모든 인질이 풀려나고, 가자지구의 고통이 끝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존엄, 안보, 자유, 자결권의 권리를 실현하도록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빙 대결' 해리스-트럼프, 내달 10일 첫 TV토론

해리스 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대회장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 풍선 10만 개가 천장에서 떨어지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처져 있던 지지율을 빠르게 끌어 올리면서 오는 11월 대선을 박빙 대결 구도로 만들었다.

무소속 대통령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장관직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이르면 23일 후보직에서 물러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대선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치열한 맞대결로 펼쳐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다", "벌써 승리한 듯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한다"라며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을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들을 왜 부통령으로 있는 동안 이루지 못했는지 궁금하다"라며 "그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자고 했지만, 지난 3년 반 동안 이 나라에 해를 끼친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10일 ABC 방송이 주최하는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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