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시엔 ‘첫 우승’ 기적 쓴 한국계 교토국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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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계 학교가 우승하면서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국에 울려퍼졌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결승에 진출하면서 현지에선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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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계 학교가 우승하면서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국에 울려퍼졌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와의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결승전답게 경기 초반부터 0-0 상황이 이어지며 팽팽한 공수가 이어졌고, 마지막 정규 이닝인 9회까지 점수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이어진 연장 10회 초, 교토국제고는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에서 안타와 볼넷, 외야 뜬공 등을 묶어 2점을 냈다. 10회 말에는 간토다이이치고에 1점만 내주며 교토국제고는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공영방송 NHK에서는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은 이날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대단한 아이들이다. 솔직히 여기까지 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멋진 여름방학 선물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기쁨을 표했다.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예선부터 한 번이라도 지면 그대로 탈락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일본 전역 3715개 학교(3441개팀)가 참가해 49개 학교만 본선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를 전신으로 한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이 학교는 올해 현재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총 160명인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다.
교토국제고는 야구부 역사가 20여년으로 짧은 편이지만 2021년 이후 올해까지, 지난해를 제외하고 본선엔 3번이나 진출한 ‘신흥 강자’다. 2021년 첫 여름 고시엔 본선에선 4강에 올랐지만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고, 2022년엔 1차전에서 석패했다. 하지만 올해 대회에선 준결승에 오른 아오모리야마다고에 3-2로 역전하며 결승에 진출했고, 결국 우승이란 기적을 썼다.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결승에 진출하면서 현지에선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전교생이 160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지만, 재학생과 학부모, 동문, 학교 관계자 등 2700명 이상이 야구부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전해진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 소식에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는 재일동포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안겨줬다”며 “역시 야구는 위대하다. 야구를 통해 한·일 양국이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역시 외교부 SNS에 글을 올리고 “(우승은) 선수 여러분과 감독·코치의 땀과 열정이 거둔 쾌거이자 교직원과 동포사회가 보여준 뜨거운 성원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시엔 대회 우승 학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 주역들을 끊임없이 배출하는 배움의 요람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정진영 이종선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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