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 궁금한 것 이모저모

박현국 2024. 8. 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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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서 간토제일고 2-1로 눌러... 창단 이후 첫 전국 우승, 한국어 교가 울려퍼져

[박현국 기자]

23일(금) 오전 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 고교 선수권대회에서 교토 지역 대표로 출전한 교토국제고등학교(감독 오마키 小牧憲継)가 결승전에서 도쿄 간토제일고교(감독 요나자와 米沢貴光)를 2-1로 이겼습니다. 교토국제고교는 창단 이후 첫 전국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교토국제고교의 우승을 알리는 TV 화면입니다.
ⓒ TV중계화면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경기는 팽팽한 대결을 이어갔습니다. 연장 10회초에 들어서 교토국제고교가 먼저 2점을 땄습니다. 이후 연장 10회말 간토제일고교는 만루 기회에서 1점을 따는 데 그쳤습니다.
교토국제고는 안타 수에서 앞섰지만 점수를 내지 못하다가 연장전에 들어 집중력을 발휘해 이겼습니다. 두 학교의 지역 예선 결과를 보면 교토국제고가 모든 면에서 앞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토국제고교와 간토제일고교의 지역 예선 경기 결과입니다(아사히신문, 2024.8.4).
ⓒ 아사히신문
교토와 도쿄, 과거와 현재 수도 대결

그동안 교토와 도쿄 팀이 직접 결승에서 마주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교토국제고는 이번 결승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그동안 교토 지역 대표팀은 여름철 전국대회 결승에 진출해 우승 4번, 준우승 14번을 했습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횟수가 5번으로 늘었습니다. 2005년 준우승 이후 14년만입니다.

간토제일고교는 여름철 대회에 10회 이상 참가했지만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입니다. 도쿄 지역 대표팀은 여름철 전국 고교 야구 대회 결승에 진출해 우승 7번, 준우승 3번을 했습니다. 이번 준우승으로 횟수가 4번으로 늘었습니다. 2011년 우승 이후 처음입니다.
 결승전에서도 교토국제고교의 한국말 교가가 일본 전국에 울러퍼졌습니다.
ⓒ TV중계화면
교토 지역 학교가 결승에 오른 것은 16번, 도쿄 지역은 10번입니다. 도쿄 지역이 인구 수나 고교 숫자가 많지만 결승 진출 횟수가 적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고시엔 야구장이 오사카에서 가까운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있기 때문에 간사이 지역 학교가 유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텃세'입니다.

이번 결승전 경기는 교토와 도쿄로 대표되는 두 지역의 대결로도 보입니다. 교토는 헤이안 시대부터 일본 도읍지로 일왕이 거주하는 일본의 수도였습니다. 1868년 9월 에도를 도쿄로 바꾸고, 같은 해 10월 13일 저녁 일왕이 도쿄로 옮겨갔습니다. 다음 해 정부가 교토에서 도쿄로 옮겼습니다.

이번 교토국제고교와 간토제일고교의 결승전은 두 지역의 자존심을 건 경기였습니다. 더욱이 한국계 교토국제고교가 교토를 대표해 참가한다는 것이 역사의 드라마입니다. 도쿄는 일본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로서 인구 대부분이 도쿄와 둘레에 살고 있습니다.

교토는 오래 전부터 일본 정치와 사회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비록 정치, 경제에서 도쿄와 비교할 수도 없지만 교토와 오사카, 나라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은 전통 문화 유산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와도 가까워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

간토제일고교는 역사나 규모 등 여러 면에서 교토국제고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지역 격차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에서 간토제일고교는 교토국제고교를 앞서고 있습니다. 단순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교토국제고교와 관동제일고교는 학교 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교토국제고교가 이겼습니다.
ⓒ 박현국
현재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 도쿄의 간토제일고교와 과거 문화와 역사의 중심 도시 교토의 대결, 학교 규모나 역사로 보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처럼 보입니다. 이번 대회 결과는 일본 언론의 중요한 관심거리였습니다.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는 교토의 승리였습니다. 한번의 결승전 경기가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존심과 현실의 대결이었습니다.

교토국제고교의 결승 진출로 일본 스포츠 관련 보도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 언론도 거의 대부분 마지막 우승은 어느 곳이 될지, 교토국제고교는 대체 어떤 학교인지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1947년 교토국제고교는 해방 이후 교토에 사는 한반도 출신 선조들이 2세들의 우리 문화 교육과 우리말 교육을 위해서 세웠습니다. 처음 학교 이름은 교토조선중학이었습니다. 다음해 교토한국학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지금은 중고등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학생은 160명입니다. 재학생의 90퍼센트는 일본인입니다.

1999년 사립학교로서 학교를 알리고, 야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야구부를 만들었습니다. 야구부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전국 고교 야구 대회에 세번 출전했습니다. 2008년에서 2023년 사이 졸업생 가운데 프로야구 선수 11명을 배출했습니다. 2004년 일본 학교 교육법 제 1조 인가를 받고 학교 이름을 교토국제고교로 바꾸었습니다.

비록 야구부를 만들어 학생들이 야구 연습을 하지만 운동장이 좁아서 장타나 외야수 연습이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약점을 선수들의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홈런이나 장타는 거의 없지만 짧지만 강한 타구로 승점을 올렸습니다.

일본 언론도 관심 집중

교토국제고교의 경기력과 투지는 예선에서부터 돋보였습니다. 선수들의 신중하고 대담한 공격력이 상징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아사히신문 2024.7.29,). 특히 부원들이 적어서 다른 팀은 대부분 투수를 네 명씩 등록하지만 교토국제고교는 투수도 두 명 밖에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찍부터 눈여겨볼 왼손 투수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아사히신문 2024.8.4).

특히 올해부터 대회 규정이 바뀌어 저 반발로 굵기가 줄어든 금속 야구 방망이를 사용합니다. 홈런이나 장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대신 수비를 강화하고, 짧고 굵게 치는 타격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특히 교토국제고 투수는 두 명 모두 왼손잡이입니다. 오른쪽 타자에게 왼손으로 볼이 오는 것부터 볼 종류가 늘어납니다.
 야후재팬 의견에서도 두배 이상 간토제일고교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 야후재팬
재학생이 160명 정도이지만 대부분 야구와 야구부를 이해하고, 운동장이나 체육관 사용도 야구부 연습과 서로 사이좋게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야구부는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며 같이 식사를 하며 더불어 사는데 익숙해서 친밀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교토국제고교 야구부 학생들은 야구를 좋아해 학교에 입학해 야구를 맘껏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운동이 지닌 규칙이나 원리를 지키면서 상대 팀과 더불어 국경이나 인종, 세대를 넘어서 더불어 즐기고, 더불어 지키는 힘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재일교포에게 기쁨과 감동을

이번 대회가 열리는 고시엔 야구장에는 참가팀을 응원할 수 있는 좌석이 1200석 정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재학생은 비록 160명 정도이지만 학부형이나 일본에 사는 한국 사람들 그리고 지역 예선에서 경쟁 상대였던 교토 시내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역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백승환 교장 선생님은 어느 신문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동포 모두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고, 교토국제고교를 지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어서 고맙다. 결승까지 최선을 다해서 더욱 큰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토국제고교의 신구 두 교장 선생님입니다. 전임 박경수 교장선생님(사진 왼쪽)은 적극적으로 야구부를 키웠고, 새 교장 백승환 선생님은 박경수 교장 선생님의 뜻을 이어서 첫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 해당 페이스북
[참고]교토국제고교,https://baseball.yahoo.co.jp/hsb_summer/schedule/competition, 아사히신문, https://baseball.yahoo.co.jp/hsb_summer/schedule/competition, 간토제일고교, https://www.kanto-ichiko.ac.jp/ /2024.8.23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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