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日고시엔 첫 우승…결승서 2-1 승리
재일한국인들이 설립해 운영 중인 교토국제고가 23일 일본 최고 권위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에서 승리했다. 1999년 창단 이후 첫 고시엔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대회 결승에서 도쿄도 대표인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이겼다. 9회까지 0대0 무득점으로 팽팽하던 승부 끝에 10회초 연장 승부치기에서 2점을 먼저 내고 10회말에 1점만 내주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한 것은 1999년 4월 야구부 창단 이래 처음이다. 2021년 4강전에 오른 적은 있지만 당시 지벤가쿠엔고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3년간 경기력을 끌어올린 끝에 올해 8강전에서 지벤가쿠엔고와 재회한 경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4강전 상대였던 아오모리야마다고에 이어 간토다이이치고까지 차례로 누른 끝에 이날 최종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교토국제고의 우승으로 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선 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NHK방송에선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가사로 시작되는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는 해방 직후 일본에 남은 조선인들이 자녀들에게 민족정신 및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1947년 5월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중·고등학생 160여 명이 한국어·일본어·영어로 공부하고 있다. 재적학생의 60-70%는 일본 국적이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에 달한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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