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막말 피해 당사자들 "살던 대로 극우 유튜버로 살길"

조혜지 2024. 8. 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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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청년·여성·독립운동가 후손·노동자 입모아 "자진사퇴"

[조혜지, 유성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박홍배, 김태선 의원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금속노조쌍용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청년유니온,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반노동, 막말을 규탄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쌍용차 노조는) 자살특공대" - 2009년 경기도지사

"(여성은) 매일 씻고 다듬고 또 피트니스도 하고 해서 자신을 다듬어야 한다." - 2018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라." - 2018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젊음은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다. 애를 낳아서 키울 줄 알아야지 개를 안고 다니는 것이 어떻게 행복일 수 있나." - 2023년 경사노위 위원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직후, 김 후보자의 과거 막말 이력이 줄소환되고 있다. 직함을 바꿔 달고,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도마에 오른 논란들이다. 세월호 유가족부터 독립운동가 후손은 물론 비정규직 노동 단체와 청년 노동자들까지 일제히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공통으로 나온 말은 "김문수가 고용노동부 장관이라니"였다.

전 경사노위 청년위원장 "대한민국엔 고난, 청년에겐 재앙"

▲ “반노동, 막말 제조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하라” ⓒ 유성호

"그냥 살던 대로 극우 유튜버로 사십시오. 어떤 껍데기로 포장한들 막말 유튜버라는 본질은 가려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5반 고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씨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김문수 사퇴 촉구' 각계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분들을 향해 추모의 굿판을 벌인다거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기억관을 두고 '박원순이 남기고 간 붉은 유산을 대청소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추모 시민을 모욕하고 유가족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막말 유튜버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단원고 희생 학생) 250명을 포함한 세월호 참사 304명의 이름으로 촉구한다"면서 "막말 유튜버 김문수는 고용노동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와라. 자진사퇴하라"고 말했다.

"참석한 청년들이 당황한 듯 웃자 김문수 후보자는 곧장 '꼰대가 되든 말든'이라며 똑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중략) 통찰력 없는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한민국에는 고난, 청년에게는 재앙이다."

경사노위에서 청년위원장을 지냈던 진형익 창원시의원은 김 후보자가 경사노위원장 시절 청년들에게 한 말을 들어 "노동주역인 청년들의 현장을 전혀 모르고 듣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면 한국 청년들에겐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김 후보자가 경사노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3월 광주글로벌모터스 방문 당시 "(노조가 없어) 감동을 받았다"고 발언해 논란에 오른 일을 꺼냈다. 화물노동자 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거론한 사실도 언급했다. 남 소장은 "김문수 후보자가 말하는 노사정의 '노'에는 노조는 배제된 채 노동자를 권리 주체가 아닌 시혜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분류하는 왜곡된 노동 인식만 있다"고 꼬집었다.

"119에 난데없이 전화 걸어 '김문순데' 하던 그가, 장관이랍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요즘 자주 쓰는 말이 반국가 세력이다. 반국가세력은 김문수 후보자다. 대한민국 국무위원이 될 자격이 없다."

지청천 장군의 외손자인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은 김 후보자의 역사 인식 관련 발언들을 나열했다. 이 전 관장은 "김 후보자는 일제 강점기에 나라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헌법 조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못박고 있다"면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당시에도 논란이 된 '뉴라이트' 역사관을 김문수 후보자에게도 대입했다.

이 전 관장은 "대통령실은 (김 관장이) 뉴라이트가 아니니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데, 이를 뒤집으면 뉴라이트는 공직자를 맡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라면서 "그런데 김 후보자는 뉴라이트가 맞다"고 말했다.

이 전 관장은 김 후보자가 경기도지사 당선인 신분 시절인 2006년 뉴라이트재단 설립기념 리셉션에서 축사한 사실을 전하며 "김 후보자는 공직이나, 떠나 있을 때나 뉴라이트에 동조하는 언동을 일삼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축사에서 "모든 인간에게 시간을 투자해 옳은 길로 인도하고 사랑이 넘치는 뉴라이트가 되길 바란다"며 "저도 거기에 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국민 여러분. 윤석열 정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가 김문수랍니다. 생사 촌각을 다투는 119에 난데없이 전화걸어 '나 김문순데' 하던 그 김문수랍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도지사 시절 발언을 언급하며 "공해 수준 막말을 남발해 국민에 짜증과 피로를 유발한 그 김문수란다"고 개탄했다. 박 의원은 "정권 몰락의 물꼬를 트는 마지막 엑스맨 같기도 하다"면서 "김 후보자는 더이상 국민을 아프고 피곤하게 하지말고 스스로 사퇴해 극우 유튜버 자리로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지금까지 여러 문제가 있는 국무위원들이 있었지만, 김문수 후보자같은 후보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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