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월드컵 사전예선서 천신만고 끝에 4강 진출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사전 예선 조별리그에서 극적으로 조 2위를 차지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사전 예선에 출전한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선수들.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힘나시오 후안 데라 바레라에서 열린 대회 A조 3차전에서 말리를 87-63으로 꺾었다.

A조에서 FIBA 랭킹이 가장 높은 한국(13위)은 앞서 최하위(36위) 베네수엘라와 23위 체코에 잇달아 패해 조 2위 확보도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그러나 이날 20위 말리에 24점 차로 크게 이기고 체코도 베네수엘라에 완승하면서 골 득실 차로 말리와 베네수엘라를 밀어냈다. 아슬아슬하게 조 2위에 올라 4강행 티켓을 따낸 한국은 24일 몬테네그로 혹은 멕시코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경기 초반 끌려가던 한국은 1쿼터 막판 강이슬의 연속 3점포 세 방을 앞세워 18-16으로 역전했다. 이어 2쿼터에서 박지수와 이소희의 외곽 득점이 터지면서 40-35로 전반을 마쳤다. 3쿼터에선 상대의 득점을 10점으로 틀어막으면서 격차를 벌렸고, 4쿼터에서 연속 15득점에 성공해 승기를 잡았다.

강이슬은 3점포 6개를 포함해 26점을 올려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박지수가 19점·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박지현도 15점·7리바운드·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강이슬은 경기 후 "멕시코의 높은 고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지만, 남은 경기에서 더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며 "트랜지션과 속공 등 한국에서 훈련한 부분이 잘 통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번 대회는 8개 팀이 A조와 B조로 나눠 경쟁한 뒤 최종 우승팀만 월드컵 최종 예선 직행 티켓을 받는다. 우승하지 못한 7개 팀은 FIBA 아시아컵 등 대륙별 대회에서 다시 경쟁해 본선 출전권을 따내야 한다.

한국은 1964년 페루 대회 본선에 처음으로 나섰고, 이후 2022년 호주 대회까지 16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