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남 김동선, 갤러리아 주식 544억 공개매수

'한화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 한화갤러리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35)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544억원을 들여 자사 주식 3400만주를 공개매수한다. 기업가치를 높이고 책임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화갤러리아 지배력을 확고히 해 독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갤러리아는 23일 김 부사장이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입 가격 1600원은 한화갤러리아의 최근 1개월 종가 평균(1190원) 대비 34%, 전날 종가(1303원) 대비 23% 각각 할증된 가격이다. 이같은 프리미엄은 최근 3년 내 국내 증시의 공개매수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공개 매수를 위해 전날 자신이 보유 중인 한화 보통주 126만여주 등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544억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았다. 공개매수 물량인 주식 3400만주는 한화 갤러리아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현재 2.3%에서 19.8%로 늘려 개인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한화갤러리아의 1대 주주는 한화로 지분 36.31%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 부사장(2.32%)과 한화솔류션(1.39%) 각각 2,3대 주주로 올라있다.

김 부사장은 지속해서 한화갤럴리아의 지분을 확보해왔다. 지난해 3월 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 분할돼 신규 상장된 이후 같은해 4월 5만주를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137차례에 걸쳐 회사 지분을 매입해왔다. 그러다 이번에는 대규모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 상황에 있다고 판단해 김 부사장이 기업가치를 높이고 책임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미국의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소비 침체로 백화점 부문 매출이 감소하면서 올해 2분기에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63억원,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김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은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공개 매수로 주가와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방식은 모든 주주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매도 기회를 준다. 공개 매수 참여 여부는 주주들이 결정한다. 공개 매수 후 주식시장에서 유통되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이 60%에서 42.5%로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