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외교위원장 “한반도 비핵화돼야…해리스의 외교 목표”

김형구 2024. 8. 2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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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카딘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원(민주당ㆍ메릴랜드)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외교 목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같은 민주당 소속 벤 카딘 상원 외교위원장(메릴랜드)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카딘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시카고에서 외신 브리핑을 갖고 ‘해리스 부통령이 북한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한반도는 대단히 중요하며 우리는 한반도가 비핵화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 핵무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북한이 역내뿐만 아니라 미국 안보에도 도전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특히 ‘해리스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느냐’는 질문에 “그것(북한 비핵화)은 항상 우리의 목표였다”며 “우리는 그들(북한)이 비핵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이슈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개정한 92쪽 분량의 새 정강에는 ‘북한 비핵화’ 목표가 삭제돼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향후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서 비핵화 대신 핵 군축을 놓고 협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민주당 행정부의 외교 목표는 변함없다는 점을 상원 외교위원장이 확인한 것이다.

앞서 한국 정부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한ㆍ미 양국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한ㆍ미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다”며 “정부는 긴밀한 한ㆍ미 공조를 바탕으로 억제ㆍ단념ㆍ대화 외교라는 총체적 접근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카딘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 위협을 비롯한) 그러한 도전에 대응하는 데 있어 중국이 우리와 함께 관여하기를 희망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북한 위협의 특징을 파악하고 위협에 대응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관련해 한국의 조언을 많이 받고 있다. 우리는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이 세계에 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미국이 우리 영토 밖의 지역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적 대외 정책과 차별화되는 대목을 재확인했다.

카딘 위원장은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계속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돕고 있는 중국이 위험요인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해리스, 인도태평양 전략에 우선순위”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2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날 외신센터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일원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여해 왔고 지난해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녀는 미국에 인도태평양이 중요하다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는 사실”이라며 “우리 친구 중 일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ㆍ나토) 및 대서양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방점을 두지만 이들 모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결정과 관련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밀려난 게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사심 없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출마해도 물론 이길 수 있겠지만 횃불을 다음 세대에 넘기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이라며 “이는 다른 누구의 결정도 아니고 우리는 그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부연했다. 미 정가에서는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큰 펠로시 전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결정에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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