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마저 "메시지 거칠다"…친명 혁신회의 대대적 재정비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를 추진한다.
혁신회의 측 핵심 관계자는 22일 중앙일보에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비전 그룹, 정책 혁신 그룹으로 개편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외를 분리해 원내 인사는 정책 연구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원외 조직은 당원을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구상이다.
혁신회의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를 지내던 2020년 경기도 농수산진흥원장을 지낸 강위원 상임대표가 지난해 6월 설립한 모임이다. 22대 총선에 임원급인 상임위원 70여명이 출마해 31명이 당선되면서 민주당 내 최대 계파가 됐다. 권역별 공동대표 5명과 상무위원 10명이 집행부를 구성하고, 그 아래 상임위원 1100여명이 전국적으로 활동 중이다. 조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당 일각에서는 “개딸을 등에 업고 당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메시지가 너무 거칠다.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배석한 한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당내 사정에 세세하게 관심이 많은데, 혁신회의 활동에 크게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혁신회의가 스스로 개혁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런 불만과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혁신회의 측 관계자는 “일단 원내 멤버들을 분리해 조직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고 정책 중심의 단체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한 플랫폼은 ‘미래정당 혁신연구회’가 꼽히고 있다. 혁신연구회는 22대 국회 의원연구단체로 정식 등록한 모임이다. 김용민 의원이 대표를 맡고, 김동아·김준혁·김우영·권향엽·이광희·이재강 등 12인이 연구책임 등을 맡고 있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26일 열리는 미래정당 혁신연구회의 창립총회를 전후로 혁신회의 의원들을 따로 모아 취지를 설명하고 멤버를 정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혁신회의에 참여한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은 총 41명이다.
원외 인사들은 2026년 지방선거를 대비하는 조직 활동을 펼칠 전망이다. 혁신회의 소속 한 원외 인사는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대표의 거취가 정해지는 대로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혁신회의를 이끄는 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양부남 의원과의 경선에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결과 혁신회의 소속 6명(김승원·이광희·이영수·이재성·허소·송순호)이 시·도당위원장에 당선되면서 영향력을 확인시켰다.
이들을 바라보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혁신회의가 시·도당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집단으로 밀고 다른 후보자들이 이에 반발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지방선거 때도 불협화음을 일으킬 가능성 때문이다. 혁신회의 측이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서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대표의 당선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양부남 의원 측이 반발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에서 출마를 희망하는 원외 인사들을 상대로 공천 장사 논란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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