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기본사회' 시동, 민주연구원·전남북연구원 손잡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기본사회연구단’을 꾸린다. 이재명 대표 집권 2기를 맞아 ‘이재명표’ 기본사회 정책을 본격적으로 다듬겠다는 취지다.
22일 민주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최근 전남ㆍ북 산하 싱크탱크인 전남연구원ㆍ전북연구원과 공동으로 ‘기본사회연구단’ 구성에 착수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연구원이 키를 잡고 우리 당이 단체장인 호남 광역단체와 연구단을 꾸려 지자체에서 실행 가능한 기본사회 정책이 뭔지를 검토해보려고 한다”며 “‘농촌기본소득’ 지급 같은 정책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지자체 간에 MOU(업무협약)를 맺고 연구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와 공식 연구단을 꾸려 기본사회 실험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호남에선 이미 ‘유사 기본소득’ 정책이 널리 실시되고 있다. 전남이 특히 적극적이다. 전남은 올해 1월 1일 이후 전남 22개 시ㆍ군에서 태어난 모든 신생아에게 내년부터 18년간 월 20만원의 ‘출생기본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전국 최초로 각 농가에 60만원씩 지역화폐 등을 주는 ‘농어민수당’도 도입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통화에서 “IT산업 발전과 AI(인공지능) 도입이 빨라지면서 기본소득 사회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는 생겼다”며 “국가가 해야 할 일이지만 동작이 너무 늦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정부보다 더 적극적이라 손발을 맞춰 할 수 있는 걸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단은 이 대표의 전당대회 공약이자 총선 공약이었던 ‘에너지고속도로’ 정책도 검토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유수면에서 생산한 태양광ㆍ풍력 에너지를 지역에 돌려주는 방안 등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3일 전북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아 산꼭대기에서든 골짜기에서든 햇빛 농사나 바람 농사를 짓게 해 전기를 생산해 팔 수 있도록 한다면 왜 이 먹고살기 좋은 곳을 떠나겠느냐”라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는 19일 2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본사회와 에너지고속도로를 차근차근 현실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지도부 2기’ 출범에 맞춰 기본사회 정책을 현실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당대회 중에는 기본사회 구현을 당 강령 전문에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최근 친(親)이재명계 의원들의 관련 법안 발의도 잇따르고 있다. 김우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19일 현행법상 ‘물리적ㆍ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에 ‘경제적 위험’을 추가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이를 보장하도록 의무화하는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5일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현행 만 7세 이하에서 만 18세 이하로 확대하고 지급액을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아동수당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대표는 경제단체들과 연달아 간담회를 추진하는 등 경제 행보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다음달 5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대한상의 회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이후 중견기업연합회ㆍ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과도 차례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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