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모인 美 Fed 당국자들 "9월 금리인하" 시사…베이비컷 무게

뉴욕=권해영 2024. 8. 23.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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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보스턴 연은 총재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인하" 주장
23일 파월 연설 주목

미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이 22일(현지시간) 개막한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다만 통화정책 완화는 데이터에 기반해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다음 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는 '베이비컷'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9월에 금리를 내리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Fed는 (통화정책을) 체계적으로 완화하고, 미리 신호를 충분히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일은 데이터를 보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볼 때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Fed의 9월 금리 인하를 확신하면서 인하폭이 25bp(1bp=0.01%포인트)가 될지, 50bp가 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하커 총재는 이와 관련해 "난 지금 25(bp)나 50(bp)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며 "향후 몇주 간 들어올 데이터를 더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 뉴스,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내놨다.

콜린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계속 낮추는 동시에 건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정책 완화에 곧 착수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노동시장 상황과 관련해 고용이 둔화세지만 해고가 늘어난 건 아니라 질서 있는 냉각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의 '큰 위험 신호'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며 정책 완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콜린스 총재는 "(통화정책) 재조정이 중요해지기 시작했지만, 점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미리 정해진 경로는 없다"고 말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이어 이날 두 Fed 당국자의 발언으로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Fed 당국자 대다수는 9월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 봤고, 상당수는 이미 7월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다만 해커 총재와 콜린스 총재 모두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완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다음 달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보다는 베이비컷 가능성이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75.5%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 가능성은 전날 38%에서 24.5%로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23일 예정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연설을 향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신호와 함께 인하 속도와 관련한 단서를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는 빅컷을 시사할 가능성은 작다. 데이터에 의존해 정책 결정을 내리는 Fed 스타일을 고려할 때 다음 달 17~18일 열리는 FOMC 전에 들어 올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를 확인하기 전에 앞서 나갈 확률은 높지 않다. Fed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이날 아직 금리 인하를 지지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향후 몇주 간 들어 올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Fed의 정책 판단에 영향을 미칠 8월 고용 보고서는 다음 달 5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는 다음 달 11일 공개된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닉 수석 투자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톤을 유지하고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주기를 시작한다는 신호를 줄 것"이라며 "다만 금리선물시장의 가격 책정과는 달리 그가 금리를 25bp 넘게 내린다는 신호를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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