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프 전성기 갔다고? AIG에 자존심 걸었다
한국 여자골프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총상금 950만 달러)이 22일 밤(한국시간) 개막해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대회 장소는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파72)다. ‘골프의 성지’ 또는 ‘골프의 발상지’라 불리는 이 코스에서 AIG 여자오픈이 열리는 건 지난 2007년과 2013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시즌 5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이 끝나면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롤렉스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수여한다. 이 상은 메이저 대회 우승 이력이 있는 선수에 한해 받을 수 있는데 올 시즌 한국 선수 중에서는 양희영이 지난 6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양희영은 메이저 어워드 포인트 60점을 기록, 지난 4월 셰브런 챔피언십을 제패한 넬리 코다(미국), US여자오픈 우승자 사소 유카(일본) 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메이저 어워드 포인트 선두는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후루에 아야카(일본·70점)다.
이 대회는 최근 LPGA 투어에서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무너진 자존심을 되살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올 시즌 한국 선수 중 LPGA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양희영이 유일하다.
양희영 이외에도 지난해 신인상을 받은 유해란, 현재 세계랭킹 3위로 한국 선수 중 순위가 가장 높은 고진영 등도 우승에 도전한다. 유해란은 올 시즌 셰브런 챔피언십(5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9위), 에비앙 챔피언십(5위) 등 메이저 대회 때마다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고진영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올랐고, 최근 출전한 4개 대회에서 세 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밖에도 김효주·최혜진·김세영·임진희·이소미·신지애 등도 출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세계랭킹 2위 릴리아 부(미국)와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도전장을 냈다. 최근 3개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로런 코글린(미국)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변수는 스코틀랜드 특유의 변덕스러운 날씨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여름인데도 두꺼운 외투를 착용한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강한 비바람도 불 것으로 예상된다.
출전 선수들은 매 라운드 경쟁자는 물론 날씨와도 싸워야 한다. 여자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는 대회 개막에 앞서 “창의성과 고도의 집중력을 함께 요구하는 이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이곳에서 매주 경기를 하고 싶진 않다”고 말해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한편 대회를 주최하는 LPGA 투어와 R&A는 지난해 900만 달러(약 120억원)였던 이번 대회 총상금을 950만 달러(127억원)로 증액했다. 우승 상금도 지난해 135만 달러(18억원)에서 142만5000달러(19억원)로 늘어났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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