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실 없어” “응급실 미운영”… 결국 구급차서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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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지역의 분만실 부족으로 한 임산부가 구급차에서 출산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분만실 부족은 신생아 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분만실을 포함한 분만·소아 의료는 붕괴되면 안전한 출산 자체가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보전해야 하는 필수의료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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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1시 30분 경, 충북 음성군에서 분만통을 호소하는 임신부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1분 간격으로 분만 통증을 호소하는 등 출산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10분 만에 도착한 구급대는 분만이 가능한 천안과 청주 지역 내 병원 네 곳을 물색했지만, 병상이 없거나 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음성군에는 임신부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고, 그나마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이자 지역의 유일한 상급병원인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이탈한데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일부가 병가 등으로 빠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결국 A씨의 양수가 터졌고 구급대원들은 즉시 구급차를 거리에 세워 아이를 받았다.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 20여분 만이었다. 이후 구급대원은 119 상황실에서 선정해 준 약 80km 떨어진 경기도의 한 병원으로 산모와 아이를 이송했다.
이번 사례는 지방의 열악한 출산 인프라를 보여준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도내 58곳 산부인과 중 분만실을 운영하는 산부인과는 14곳에 불과하다. 청주 9곳, 충주 2곳, 제천·영동·진천 각 1곳 등이다. 전체 11개 시·군 중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가 아예 없는 곳은 6곳에 달한다.
분만실 부족 현상은 충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50곳 중 72곳(28.8%)이 분만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군구 10곳 중 3곳은 분만실이 없는 셈. 이러한 이유로 지방에선 임산부가 수십 km 떨어진 병원으로 ‘원정 출산’을 떠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분만실 부족은 신생아 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분만실을 포함한 분만·소아 의료는 붕괴되면 안전한 출산 자체가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보전해야 하는 필수의료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따른 분만수가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의료기관에 분만 건당 55만 원을 보상해주는 지역수가,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근하며 분만실을 보유한 의료기관에 분만 건당 55만 원을 보상해주는 안전정책수가 등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간 26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 이 방안은 지난해 12월부터 적용됐다.
다만 의료계는 수가 개선에 더해 분만 중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덜어줘야 출산 인프라가 개선될 수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5월, 보도자료를 내고 분만실 부족의 원인으로, 저수가 정책과 분만 중 의료사고에 대한 고액 배상 판결을 지목한 바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산부인과 성원준 교수가 발표한 ‘산과 의료소송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분만사고 관련 손해배상 배상액은 평균 2억 2900만 원이다. 초산 제왕절개 분만비는 약 250만원인 것에 비해 턱없이 높은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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