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 나간 직원들…부탄가스 4개에 아수라장 된 치과
22일 오후 광주광역시 한 치과병원 건물(3층)에서 부탄가스 폭발이 일어난 뒤 2시간 만에 공개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매캐한 가스 냄새는 1층에서도 풍겨왔고, 계단에는 폭발 때 대피하던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치과 안은 바닥에 나뒹구는 물건이나 깨진 도자기 조각으로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천장 중앙부를 덮고 있던 비닐이 찢기는 등 폭발 흔적은 천장까지 뻗어있었다.
불은 병원 내 스프링클러 작동으로 금세 꺼졌지만, 소방이 진화를 위해 뿌린 물로 바닥은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병원에 돌아온 직원 일부는 넋이 나간 채 물건 잔해를 치우고 있었다.
경찰과 현장 CCTV 등에 따르면 이날 폭발은 김모(79)씨가 치과 입구에 둔 상자에서 시작됐다.
김씨는 부탄가스 4개를 넣은 종이상자를 들고 와 불을 붙이고 달아난 혐의(현주건조물방화)를 받는다. 김씨가 남긴 폭발물은 부탄가스들과 인화물질이 결속된 형태였다. 당시 폭발은 치과 건물 위층 등 건물 전체에서 느껴질 정도로 컸다고 한다. 이 폭발로 건물 내 입주한 병원의 환자·직원 등 90여명이 몸을 피했다.
김씨는 범행 2시간여 만에 경찰을 찾아 자수했다. 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병원 진료에 불만을 가졌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또 “치아가 썩어서 그랬다”는 말도 남겼다. 그는 해당 치과를 이용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와 폭발물 상자 제조 과정 등을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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