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의 최대 고비...정부와 업계가 머리 맞대야"
SK온 "경쟁이 아닌 협력 필요"
현대차 "이상 증상 대응이 얼마나 빠른지가 관건"
소방 연구원 "AI 접목 시킨 CCTV로 화재 위험성 진단해야"
"안전 문제에 관해선 경쟁의 논리가 아닌 관련 업체들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관심이 큰 이번 화재 사고를 통해서 관련 업체와 정부 등이 노력을 전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전기차 안전 확보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고창국 SK온 부사장은 최근 불거진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열린 정책토론회는 인천 청라 아파트 화재로 화두가 된 전기차 안전 대책과 관련해 안전 확보 및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언과 더불어 김성환, 박정현, 이소영, 한창민(사회민주당 대표) 의원 등이 참여했다.
김성환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재생에너지로 모든 문명 체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 전기로 차량을 운행하지 않으면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다"면서 "달리 돌아갈 길이 없다면 빠르게 해답을 찾고,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자리가 그런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창민 의원은 "탈탄소 사회로 가는 데 있어서 전기자동차는 필수 요소"라면서 "이번 사고로 걱정과 우려가 커지면서 원인을 파악하고, 제거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해졌다. 제도와 법률로서 그것을 보완하는 역할을 국가와 정치권에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완성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전기차 안전 확보와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고창국 부사장은 "SK온은 양극과 음극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해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추는 Z-폴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외에도 특정 셀과 셀 사이에 방어막을 형성해 열전이를 막는 방어제 같은 기술을 개발 중"이라면서 "관련한 기술은 곧 개발 완료돼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 부사장은 정부와 각 업계의 협력도 당부했다. 그는 "안전 문제에 관해선 경쟁의 논리가 아닌 관련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기술 개발 등에 노력하고, 정부가 정책적 지원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외에 정책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의 노력들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기철 현대자동차 배터리성능개발실장은 "우선 불량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OEM과 배터리 셀 제조사들이 이를 위해 사전에 상당한 협력을 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상 증상을 확인했을 때 빠르게 잡아내는 액션이 얼마나 빠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소방 당국에도 위험신호를 알리는 체계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미 현대차는 위험이 있을 때 고객과 점검 업체에 신호를 보내지만, 화재를 예상하고 조치할 수 있는 소방당국에는 컨텍이 안된다"면서 "이에 대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화재 예방에 필요한 기술들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손영욱 한국자동차연구원 대경지역본부장은 "전기차에는 수백 개의 배터리셀이 있는데 이 중 단 하나만 손상돼도 화재로 이어진다"며 "전기차 화재의 근본 예방책은 배터리 데이터와 셀 단위 데이터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전기차 화재와 관련 사전 예방책을 내놨다. 그는 "전기차 화재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7분이라는 시간 안에 출동한다면 화재를 충분히 소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CCTV를 활용한 화재 감지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AI를 접목 시킨 CCTV를 통해서 먼저 인지하고 대응한다면 더 큰 화재로 이어지기 전에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부처 합동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 여부, '과충전'을 막기 위해서 충전율이나 충전 시간을 제한하거나 지하 주차장 스프링클러를 늘리는 등의 내용이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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