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김건희 무혐의, 대한민국 법치주의 사망 선언"
[이주연, 이정환, 남소연 기자]
▲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 남소연 |
▲도이치모터스, 기타 상장·비상장 회사 관련 주식 거래에 있어서의 주가조작 ▲허위경력 기재를 통한 사기 ▲뇌물성 전시회 후원 ▲대통령 공관의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공사 관련 특혜 ▲민간인의 대통령 부부 해외 순방 및 사전답사 동행 ▲명품 가방 등 수수 ▲김건희 일가의 서울-양평선 고속국도 노선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 등을 특검으로 밝혀야 할 '7대 의혹'으로 짚었다.
지난 7월 1일에는, "윤석열과 맞짱을 떠보겠다"며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이 속해있는 민주당 검찰개혁 TF는 지난 7월 10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검찰의 수사권은 국무총리실 산하 중대범죄수사처로, 기소권은 법무부 장관 산하 공소청으로 이관하는 안을 발표했다.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완전 분리가 목표다.
"김건희 특검법 통과, 국회의원 된 내 소명"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이 의원의 의정 생활은 한 방향으로 모아진다. 대통령 부부 비리 의혹을 파헤치고, 검찰개혁을 이뤄내는 것이다. 20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이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 통과가 "국회의원이 된 내 소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디올백이든 도이치모터스든 관련 정황이 많이 알려져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나올 시) 국민들이 그 결과를 수긍하기 어려울 거"라며 "기소가 안 되면, 결국 특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결론은 나오지 않을 거"라던 이 의원의 말은 현실이 됐다. 인터뷰 후인 21일,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추가 인터뷰에서 "검찰의 수사의지 없음을 확인해 면죄부 주려고 하는 수사라고 이미 판단했다"라며 "김건희 무혐의가 발표되는 날은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죽은 날이다,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는 말이 딱 맞다" 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찰은 괴물이 됐다"라며 "윤석열 사단은 윤석열 '용산 대통령'이 끝나는 순간 함께 무너질 거다, 그 후에 검찰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지난해 9월 "윤석열 사단은 마치 전두환 하나회에 비견될 정도"라고 발언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해임 처분을 받았던 그는 '하나회'를 다시 언급했다.
"하나회는 총칼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윤석열 사단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활용해 정적을 제거하고 검찰을 사유화해서 정권을 가졌다. 하나회와 윤석열 사단의 운명은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일문일답 내용이다.
▲ "하나회는 총칼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윤석열 사단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활용해 정적을 제거하고 검찰을 사유화해해서 정권을 가졌다" |
ⓒ 남소연 |
"선거 전부터 검찰 내·외부에서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하나 못 해서 되겠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소환조사도 못한 채 (정부여당이) 총선에서 졌다. 그러더니 출장조사를 했다.
검찰의 수사의지를 읽을 수 있는 세 가지 대목이 있다. 먼저 사건 고발이 오면 사건 배당을 하는데, 형사사건을 수사하는 형사1부에 배당하면 보통의 수사의지가 있고 반부패부(과거 특수부)에 배당하면 강한 수사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형사1부에 배당했다. 두번째 압수수색 여부다. 이 사건은 아크로비스타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출입자를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이 필요했지만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세번째가 소환조사다. 2019년 포토라인 세우는 것은 없어졌지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는 소환조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변명을 하면 대질조사도 가능하고 자료가 있으니 즉각 대처가 가능한데 이번처럼 휴대폰까지 제출해서 출장조사를 하면 본인이 부인할 때 대처 방법이 없다. 이런 것들로 보았을 때 면죄부 주려고 하는 수사라고 이미 판단했다. 김건희 무혐의 발표되는 날은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죽은 날이다.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는 말이 딱 맞는다.
출장 조사는 마치 김 여사가 '시혜를 베풀 듯 받았다'고까지 보여진다. 용산(관저)으로 출장간 게 아니고, 관할 청사로 부른 건 검찰의 마지막 자존심 같다. 소환조사도 안 해, 압수수색도 안 해, 이러다 보니 수사 결과를 누구도 못 믿게 되어버렸다."
-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에 대한 결론도 조만간 나올 거라고 보나.
"사건의 유무죄 판단이 어려울 때, 공범을 기소해서 유무죄가 나오면 그 때 기소하는 게 검찰의 관례다. 검찰 내부에서 '도이치모터스 1심 재판이 끝나면 기소 여부 결정해보자' 이렇게 얘기가 나오다가 1심에서 공범들이 유죄가 나오니 '항소심 때 기소 여부 결정하자' 이런 식으로 계속 결론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1심 공판 과정에서 이미 많은 증거들이 나왔다. 김 여사 계좌가 통정매매에 활용됐고, 도이치모터스 공범이 '(3300원에 8만 개) 매도하라 하셈' 문자 보내고 7초 뒤에 김 여사 계좌에서 매도 주문이 나왔다는 것 등이 모두 판결문에 적시될 정도다(관련 기사 : 'VIP 구명 녹취' 도이치 공범·김 여사 얽힌 '7초 매매' 미스터리). 1심 판결문을 보고, 판사가 하고 싶은 말이 뭐였을까 생각해 봤다. '김건희 관여도가 높으니 기소하라'는 사인이라고 나는 봤다. 김 여사가 이 사건에 관련된 정황은 틀림없다는 취지로 판사가 굉장히 소상히 작성했더라.
그런데도 기소 여부를 아직까지 결정 못한 건, 검사들이 역사에 남을 결정을 자기 이름으로 남기기 싫어서일 거라고 본다. 그러나 미룰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도이치모터스 시효도 얼마 안 남았고 2심 판결도 임박했다. 적어도 2심 선고(9월 12일)가 나기 전에는 결론이 날 거 같다. 조사했는데 결론을 안 낸다? 그것도 이상하지 않나."
- 김 여사 출장조사 과정에서 대검과 중앙지검의 갈등이 전면화 된 것을 두고 '검찰청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검찰청을 없애야 검찰 개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건가.
"검찰은 괴물이 됐다. 일제 강점기에 검찰은 군사정권에 빌붙어서 성장했고,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에서 독자적 세력을 확보한 후 현재는 정권까지 잡았다. 하나회가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다가 군사정권이 무너지면서 하나회도 청산되지 않았나. 윤석열 사단도 윤석열 용산 대통령이 끝나는 순간 함께 무너질 거고 검찰도 정상화될 거다. 하나회는 총칼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윤석열 사단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활용해 정적을 제거하고 검찰을 사유화해해서 정권을 가졌다. 하나회와 윤석열 사단의 운명은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검찰이 인권 옹호기관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저렇게 마음대로 수사하고 수백 번씩 압수수색하고 통신 가입자 조회도 수천 건을 했다는데 이런 사태를 두고도 누구 하나 제대로 제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본래 검찰은 인권옹호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스스로 권력기관이 되어 망나니짓을 해도 제어할 기관이 없다. 결론은 괴물 검찰청 폐지다. 기소권은 공소청으로,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처로 이관하는 안을 이미 공개했다. 검찰 직접 수사 범위인 6대 범죄(부패·경제·조직·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는 중수처를 만들어 별도로 수사하는 방안이다. 조만간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 이성윤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특검법 통과는 국회의원이 된 내 소명"이라고 밝혔다. |
ⓒ 남소연 |
"윤석열 용산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근무할 때부터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왔다. 윤석열이 국정농단의혹사건수사특별검사팀 수석 파견검사가 되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되고 검찰총장이 되면서 쭉 라인이 형성됐다. 특수통 문화인데, 좋은 사건은 독식하고 이름 빛내주고 보직을 주고 받는다. 끈끈하게 밀어준다. 전두환 하나회와 큰 차이가 없다.
수사만 하던 사람이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를 하려면 수사 물을 빼야 한다. 수사만 하던 사람은 사회를 선과 악으로 보기 때문이다. 상대는 악, 나는 선이다. 세상을 의심하니 소통이 되지 않는다. 상대 말을 듣질 않는다. 검사가 신문을 할 때는 얘기를 듣기보다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몰아치는 경우가 많다. 듣는 훈련이 안 돼 있는 거다. 정치의 기본은 역지사지이고 그러려면 듣는 게 필수인데 그 기본이 안 된다. 내가 신문을 해야 하는데 역으로 나를 신문해? 견딜 수가 없는 거다. 수사 물을 못빼서 불통을 하니 지지율이 이 상태인 거다. 윤석열 용산 대통령도 아마 힘들 거다. 듣는 걸 못 견디니까. 그래서 화만 내는 거다."
- 국회의원 되기 전에는 윤 대통령을 '전 총장'이라 지칭했는데, 의원이 되고 나서는 '용산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거 같다.
"성삼문이 수양대군한테 '나리'라고 했지 '전하'라고는 안 했다.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만큼 무도하다. 그러나 내가 국회의원이 됐고, 공적 신분으로 지칭은 해야 하니 '용산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거다. 국민의 대통령은 아니다. 스스로 용산에 갇혀 있지 않나."
- 국회의원이 되고 첫 법안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통과시킬 청사진이 있나.
"지금의 검찰을 믿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디올백이든 도이치모터스든 관련 정황이 많이 알려져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나올시) 그 결과를 수긍하기 어려울 거다. 기소가 안 되면 재판 과정에서 해결이 안 된다는 건데, 결국 특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 의혹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국회는 그 진상을 파헤쳐야 하는 책임이 있다. 김건희 특검법은 제정법이라 공청회를 하게 돼 있다. 공청회 과정에서 진실을 알리고 국민 여론도 환기시키면 언젠가는 통과되지 않겠나.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관철하기 위해 스스로도 혼신의 힘을 다할 거다. 그것이 국회의원이 된 내 소명이기도 하다.
도이치모터스 수사가 가능했던 것도, 내가 하나하나 확인해서 짚었기 때문이다. 2020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 있을 때 김 여사에 대한 자본시장법위반 고발이 들어왔다. 한국거래소-금감원 이렇게 조사가 들어가면 수천 개 계좌를 맞춰보고 '이상거래다' 결론이 나야 비로소 고발이 돼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2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역순으로 내가 한국거래소에 이상거래 분석해 달라고 맡기고, 이 부분 추가로 알아보게끔 맡기고, 두 번 세 번 자료를 확인해서 확보했다.
'김 여사 고발장에 이런 정보가 들어있고, 이정필(도이치모터스 1차 주포) 진술서에 신빙성이 있다'고 한국거래소를 설득해 분석을 맡겨 자료를 받은 거다. 그 결과 김건희-최은순 모녀 매매차익 추정액이 22억 9000만 원이라는 내용이 담긴 검찰 종합의견서가 나온 거다. 각종 계좌 자료, '시세조종 혐의군 연계도' 분류도 다 이때 나왔다.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핵심은 자료 확보다. 결국 나는 쫓겨났지만, 후임 검사가 자료를 기반으로 (공범자들을) 바로 기소할 수 있었다.
김건희 특검법은 내가 대표발의한 후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발의했다. 검사의 수사촉이라는 게 있다. 디올백, 양평 고속도로, 도이치모터스 수사해 보면 반드시 무언가 나올 거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심각하고 향후 논란이 될 거라고 본다. 공무원 방조 및 비호 의혹도 밝혀야 한다. 양평 고속도로의 경우 공무원의 협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게 많다. 이런 행위를 역사적으로 단죄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으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국민이 이긴다는 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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