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게임 관련 핵심 노하우 공유됐다... 알찬 콘텐츠로 가득찬 'PIXEL 2024' [엑's 현장]
(엑스포츠뉴스 강남, 임재형 기자)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서브컬처 장르는 어느새 비주류가 아닌, 게임사들이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영역이 됐다. '블루 아카이브' '에픽세븐' '승리의 여신: 니케' '원신' 등 수많은 인기작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을 받으면서 상당한 매출을 이뤄내고 있다. 이에 다양한 게임사들이 새로운 서브컬처 IP(지식재산권)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PIXEL 2024'는 나날이 관심도가 늘어나고 있는 서브컬처 장르의 핵심 노하우가 공유되면서 개발자들이 편안한 환경 속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PIXEL 2024'는 '에픽세븐'으로 개발력을 인정 받은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최한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다. 이번 행사는 게임, 서브컬처, 2D 아트를 핵심 키워드로 슈퍼크리에이티브, 컨트롤나인, 스튜디오비사이드, 버니바이트의 유명 개발자들이 참여해 서로의 기술 및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비전을 찾았다.
▲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대표, "2차원 게임, 폭발적 성장 예상... 韓서도 인식 바뀔 것"
'PIXEL 2024'의 마지막 강연으로는 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대표가 연단에 올라 '한국에서 서브컬처 게임을 제작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냈다. 김형석 대표가 강연의 골자로 삼았던 부분은 2D(이차원) 시장의 역사다. 먼저 '블루 아카이브'의 '미카' 캐릭터를 예시로 들었던 김형석 대표는 최근 2D 및 서브컬처 시장의 핵심 포인트로 '스토리'를 지목했다. 단순하게 이쁜 외형 뿐만 아니라 스토리가 더해진 매력이 2020년 이후 시장의 트렌드라고 밝혔다.
김형석 대표는 이전에는 왜 '스토리가 주목 받지 못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2010년 전후 애니메이션 시장은 '모에'가 핵심이었으며, 스토리가 없어도 상업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형석 대표는 "과거 오타쿠 문화는 이외의 사람이 문화에 대해 논하는 것을 싫어하는 '스노비즘'에 가까웠다. 이 오타쿠들은 이야기의 재해석에 대해 즐겼으며 그 과정 속에서 이야기가 희미해졌다"며 "거대 IP 작품들도 원작자들이 동인지 활동을 하는 등 스토리보다 새로운 재해석, 2차 창작에 대한 열망을 가속화시키는 모에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2차원 게임을 제작할때 "'미소녀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으나, 이들이 지닌 '아름다움'의 필요성은 고전 애니메이션부터 업계에 산재해 있었다. 김형석 대표는 디즈니의 반등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김형석 대표는 "공전의 히트를 쳤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이후 디즈니는 하향세를 겪었다. '피노키오'는 정말 훌륭한 작품이지만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대비 흥행은 1/5 수준에 그쳤다"며 "파산 직전의 디즈니를 살린 작품은 '신데렐라'다. 아름다운 여성의 등장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의 서브컬처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김형석 대표는 일본, 중국 대비 한국의 오타쿠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김형석 대표가 공개한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일본인의 오타쿠에 대한 인상은 긍정 89%, 부정 8%였는데, 한국인은 긍정적 느낌이 24%에 불과했다. 별 생각 없다(40%) 인원이 사실상 '싫음'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인의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인 편이다. 중국도 2016년부터 본격적인 서브컬처 게임 성장을 이뤄내면서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형석 대표는 그럼에도 '부정적 밈' '높은 교육열' '씹덕 단어로 살펴볼 수 있는 이지메 경향'이 짙은 한국에서도 서브컬처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형석 대표는 "일본, 중국 대비 한국 개발사는 작가주의가 살아있는 게임을 추구한다. 현재 2차원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가치라고 볼 수 있다"며 "2024년의 2차원 게임은 '미소녀'를 중심으로 표현되는 작품을 가장 고맥락의 매체를 사용해 개발하는 것이다. 5년 간 폭발적으로 유저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한국도 충분히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서브컬처 관련 알찬 콘텐츠 가득... 강기현 대표 "다함께 쉼표, 느낌표 느낄 수 있는 행사 됐으면"
김형석 대표의 서브컬처 시장과 관련된 강연 외에도 'PIXEL 2024'에는 개발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알찬 콘텐츠로 가득 채워졌다. 슈퍼크리에이티브 내부에서는 최호준 CTO, 한유종 개발 실장, 박성진 개발 실장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외부에서도 '클로저스'의 PD를 역임한 스튜디오비사이드 류금태 대표, 데브캣 TD를 담당했던 버니바이트 전형규 대표, '승리의 여신: 니케' AD를 맡았던 컨트롤나인 김형섭 AD, '세븐나이츠' '블루 아카이브'의 시나리오 라이팅을 담당했던 컨트롤나인 양영기 팀장이 연사로 나서 소통에 나섰다.
스튜디오비사이드 류금태 대표는 '사람은 무엇에서 즐거움을 얻는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류금태 대표는 게임 개발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인간 본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금태 대표는 "사람들이 어떤것을 바라는지 알기 위해서는 항상 근원적인 콘텐츠의 흐름을 잘 살펴야 한다"며 "인간의 본성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트롤나인 양영기 팀장은 '서브컬처' 캐릭터의 핵심에 대해 설명했다. 서브컬처의 매력 3요소로 '아름다움-흥미로움-안타까움'을 강조한 양영기 팀장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위한 첫 요소는 '아름다움'이다. 어떻게하면 유저들이 의미 있는 소비를 할지 근거 있는 아름다움을 고민해야 한다"며 "아울러 캐릭터는 익숙함 속 새로운 모습을 갖춰야 한다. 또한 유저들이 채워줄 수 있는 안타까움을 갖춰야 한다. 이를 통해 캐릭터에 대한 서사가 만들어지면 유저들에게 특별해지는 순간이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올해 첫번째 'PIXEL' 개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향후 행사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국내를 대표하는 서브컬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슈퍼크리에이티브 강기현 대표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성장은 반드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많은 강연을 지켜보며 노력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 굉장히 좋았다. 많은 개발진들이 느낄 수 있는 쉼표, 느낌표 같은 행사가 되기를 기원한다. 앞으로도 더욱 잘할 수 있겠다는 희망도 발견했다"고 개최 소감을 전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임재형 기자 lisc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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