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동거인 김희영 "노소영 관장∙자녀에게 사과…위자료 항소 안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공동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별도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앞서 이혼소송 항소심이 최 회장에게 선고한 위자료 20억원을 김 이사장이 연대 책임을 지라는 취지로 판결한 것이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은 지난 4월 16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22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최 회장의 일방적 가출 및 김 이사장과의 공개적 행보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 간의 근본적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혼인관계가 파탄되게 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이사장의 책임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최 회장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달리할 정도로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김 이사장도 최 회장과 동등한 액수의 위자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연인이 되기 전 이미 혼인 파탄 관계였고, 주된 책임이 노 관장 측에 있었다”는 김 이사장 측 주장에 대해선 “부정행위 이전에 노 관장과 최 회장이 혼인 파탄에 이르렀다거나 책임이 노 관장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노 관장이 최 회장과 이혼소송 항소심 중이던 지난해 3월 “김 이사장이 최 회장과 혼인 생활의 파탄을 초래했다”며 30억원 손해배상을 하라고 청구하며 시작됐다. 유부녀였던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뒤 부정행위를 지속해 혼외자까지 출산했고, 최 회장은 2015년 이후에만 김 이사장에게 1000억원 넘게 썼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 결과는 지난 5월 30일 이혼소송 항소심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최 회장은 김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219억원 이상을 지출했다”며 최 회장에게 혼인 파탄 책임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위자료 20억원과 재산 분할 금액으로 1조 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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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영 “가슴 아팠을 자녀들께 진심 미안한 마음…항소 포기”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재산 분할 가액은 현재 진행 중인 상고심 결과 뒤집힐 가능성도 있지만, 이날 가정법원 판결로 노 관장이 위자료 20억원을 받을 가능성은 커졌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이혼 소송 상고심 결과와 상관없이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노 관장에 20억원을 줘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 후 노 관장 측 김수정 변호사(법무법인 리우)는 “무겁게 배상 책임을 인정해 주신 것은 가정의 소중함과 가치를 보호하시려는 법원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영 이사장은 이후 별도 입장문을 내고 “노소영 관장님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항소 포기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