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뭐였지?" 음성으로 물었더니…삼성 AI TV, 똑소리나게 답했다
'AI 음성 기술' 최초 공개…하반기 도입 예정
'타이젠 OS' 7년 무상 업그레이드
화질·사운드자막 등 AI가 사용자 맞춤별 시청 경험 제공
#. 삼성전자 AI TV에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였지?" 하고 음성으로 묻자 화면에 넷플릭스, 왓챠 등에서 서비스되는 '극한직업' 영화가 자동으로 뜬다. "목록 중에서 첫 번째 거 선택하고 음량 20으로 올려줘."라고 다시 명령하자 영화가 재생됨과 동시에 원하는 음량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자연어 기반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음성 기술'을 TV에 도입했다. 기존 TV의 일방향적인 시청 경험에서 나아가 기기와 기기, 기기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 'AI 홈 디바이스'로서 존재감을 넓히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AI 스크린' 경험 기술들을 공개했다.
이날 최초로 공개한 'AI 음성 기술'은 한 가지 이상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보고 시청하는 경험을 한 단계 더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하반기에 삼성 TV에 적용돼 고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발표를 진행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의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통해 'AI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써가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여러 기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스크린들이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파악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퍼스털(Personal) AI'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도 삼성전자는 다양한 '연결성'에 초점을 맞춘 시연을 선보였다. 먼저 AI TV에는 스마트싱스 허브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허브 기기 없이도 집안의 AI 가전과 조명, 커튼 등 스마트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었다. 또한 TV의 대화면으로 스마트싱스의 '3D 맵 뷰(Map View)' 기능을 활성화해 한눈에 집 안 곳곳에 연결된 기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공간별로 기기나 조명을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온도·공기질·에너지 사용량까지 손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TV로 세탁기나 건조기 완료 알림을 받을 수도 있어서 드라마를 보느라 다른 집안일을 놓칠 염려도 없다.
유용한 일상 정보를 알려주는 '데일리 보드(Daily Board)'도 더욱 편한 AI 라이프를 경험하게 해줬다. 꺼져 있는 TV 앞에서 "하이 빅스비"를 부르면 ▲우리 집 IoT 기기 상태 ▲에너지 사용량 ▲날씨 ▲메모 위젯 등을 리모컨을 사용하지 않아도 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최초 공개된 '제너러티브 월페이퍼(Generative Wallpaper)'도 눈길을 끌었다. 제너러티브 월페이퍼는 사용자가 그날의 감정 등 몇 가지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이미지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가 집들이할 경우 그날의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이미지를 TV 배경 화면에 보여줘 집들이 분위기를 맞춰준다. 용 사장은 "올해 9월 IFA 2024 전시를 통해서 고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AI 업스케일링 기술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AI 기술을 활용해 옛날 저해상도 영상도 최대 8K급으로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옛날 인기 드라마도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된 TV와 그렇지 않은 TV로 비교해 보면 독보적인 화질 개선을 보여줬다.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되지 않은 TV에서는 머리카락 올의 디테일 등이 잘 보이지 않지만,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된 2024년형 Neo QLED 8K로 시청한 영상은 머리카락 올, 옷의 솔기 등 디테일이 또렷하고 선명하게 보여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AI 업스케일링은 고성능의 AI 프로세서를 활용해 온디바이스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네트워크 연결 없이 깨끗하게 화질을 개선해 준다.
영상 장르별로도 맞춤 화질을 자동으로 제공해 사용자들의 편리함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AI가 영화·스포츠·예능 등 영상 장르를 인식하고, 사용자가 장르별로 대표 이미지를 선택해 이미지에 적합한 화질을 선택하면 AI가 영상 장르별 사용자 취향에 맞게 화질을 최적화한다. 용 사장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플레이어에 대한 시청 시간은 모바일에서 많은 부분이 TV로 옮겨가고 있고, 해당 부분의 시청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며 "여전히 대형 스크린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삼성의 모토에 맞게 저시력자나 청각장애인을 위한 모드도 준비 중이다. 특히, AI 기술로 화면의 윤곽선과 색상을 더욱 뚜렷하게 해주는 '릴루미노 모드'는 저시력자도 별도의 기기 없이 더욱 선명하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I TV에서는 일반 화면과 릴루미노 모드 화면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릴루미노 투게더 모드'를 지원해 저시력자와 가족들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실시간 통역 기능도 내년 중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번역 같은 경우는 실시간성이 중요해서 온디바이스 AI가 중요하다"며 "자막을 입력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음성을 번역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향후 7년간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타이젠 OS'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삼성전자 AI TV를 구매한 고객이 대상이며, 지난해 일부 제품도 가능하다. 7년이란 기간은 TV 교체 시기 평균이 7년이란 점을 고려해 지정됐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인 타이젠 OS는 삼성전자 TV에 적용된 세계 최대 스마트 TV 플랫폼 중 하나로, 지난해 기준 2억7000만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돼 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OS를 통해 삼성 TV 플러스·게이밍 허브·스마트싱스 등 삼성전자 TV에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7년 타이젠 OS 무상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AI 기능을 제공해 소비자에게 AI 홈 디바이스로서의 AI TV를 오랫동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AI 홈 라이프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용 사장은 "현재 TV OS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안드로이드, 타이젠은 2위"라면서 "단순히 TV뿐 아니라 타 기기에서도 여러 기회를 보고 있고, 타 제조사로도 타이젠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현재 어느 정도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석유는 신의 선물이야"…기후대책 유엔회의서 찬물 끼얹은 사람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에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