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균이 연기한 실존 인물, 재심 맡고파" 변호사도 먹먹 (행복의 나라)[엑's 이슈]

오승현 기자 2024. 8.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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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행복의 나라' 후기와 함께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영화 '재심'의 실제 모델인 박준영 변호사는 21일 자신의 개인 SNS에 '행복의 나라 – 박흥주 대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행복의 나라'는 10. 26.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라며 영화를 언급했다.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담는다.

故이선균은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한 박태주를 연기했다. 이와 관해 박준영 변호사는 "'모든 사람을 주인공의 자리에 앉히는 것입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20년 감옥살이에서 터득한 ‘인간학’이다. 신 선생님은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한 대상을 클로즈업함으로써 새로운 인식의 대상으로 변화시키고 우리의 무심함을 깨우치는 것이 예술이라고 하셨다"고 운을 뗐다.

박 변호사는 10.26 사건을 다룬 '행복의 나라'가 대통령 시해 사건 당시 육군 대령으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이었던 박흥주 대령을 주인공의 자리에 앉혔다고 언급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당시 김재규 부장은 지시를 내리고 박 대령을 향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라고 말하며 만찬장으로 향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박 대령의 운명적인 판단의 중심에는 이 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박 변호사는 "최후 진술 막바지에 “다 끝난 오늘에 와서 생각되는 점이 많지만 ‘당시에는 가장 적절하고 가장 정확한 판단에 의해서 행동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며 "“궁정동의 비극이 발전하는 민주대한의 활력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유족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최후 진술을 마쳤다"며 박흥주 대령의 최후 진술 또한 전했다.

“사랑하는 나의 두 딸들아. 아빠가 없더라도 예전처럼 모든 일에 떳떳하게 나서거라. 아빠는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다. 부끄러운 사람이었다면 너희에게 이런 글을 남기지도 못할 것이다. ...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자기 판단에 의한 선택이면 그 선택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므로 후회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슬기로운 선택, 여기에 세상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단다.”

박 대령이 생전에 남긴 딸들을 향한 편지도 덧붙인 박 변호사는 "저는 제가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이야기하며 대부분의 도움 요청을 거절하고 있지만, 꼭 맡고 싶은 재심이 박흥주 대령의 재심과 사형수 오휘웅의 재심이다"라며 '행복의 나라' 관람 후 느낀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더불어 박준영 변호사는 "박 대령은 당시 현역 군인이어서 군법회의의 단심 판단으로 사형이 확정되었고 김 부장 등 공범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형이 집행됐다. 저는 ‘단심제의 위헌성 문제’를 재심의 법리로 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박흥주 대령’을 ‘중심’으로 하는 재심을 구상했고 유족에게 연락했었다. 재심 전문 문상현 기자와 함께 박 대령의 묘소를 찾기도 했다"며 진심을 전했다.

그는 영화 '행복의 나라'가 계기가 되어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박흥주 대령의 삶’이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 이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도 덧붙였다.

법정 진술에서 평생 군인으로 일하다가 국립묘지에 묻히기를 원했다는 박흥주 대령이 사형집행장에서 마지막으로 외친 말은 “대한민국 만세! 대한육군 만세!”라고 알려져 있어 박 변호사의 글이 더욱 눈길을 끈다.

한편, 10.26 사건의 또 다른 인물인 2020년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유족은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4월부터 재심 개시 여부 결정을 위한 심문기일을 열었습니다. 이르면 이달 안에 재심 개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실존 인물의 진심을 모티브로 담은 '행복의 나라'는 14일에 개봉했다. 

사진 = NEW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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