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명승마저 위험, 윤석열 환경부의 '황당 삽질 계획'
[정수근 기자]
▲ 360도 회돌아 흐르는 내성천 회룡포의 아름다움.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사태의 심각성은 국가명승 제16호 회룡포도 '내성천 삽질'의 영향을 받는다는 데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회룡포 수해를 근거로 내성천 거의 맨 하류에 있는 회룡포에 준설과 제방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내성천을 사랑하는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2024 낙동강 현장조사'에 참여한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예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1일 준설 예정 구간인 회룡포 모래톱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준설·제방 건설이라는 "윤석열 정부 환경부의 별 고민도 없고 단편적이고도 기계적인 치수정책"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이들은 "대통령 깨알 지시 한 마디에 국가명승지마저 삽질을 하겠다는 어이없는 정부정책"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명승 회룡포 삽질 계획 즉각 철회하라! .... 2024 낙동강 현장조사단과 예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준설 예정인 회룡포 모래톱에 모여서 환경부의 회룡포 삽질 반대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지난해 회룡포 수해는 '4대강사업에 따른 인재(人災)일 수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사실상 목적을 상실한 댐이자 당시 정식 준공도 못한 영주댐에 물을 채워둘 것이 아니라 장마를 대비한다면 물을 모두 빼두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점이 있다"고도 부연했다.
▲ 지난해 7월 집중호우시 회룡포마을 침수 당시의 모습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이들은 "이같은 주장들과 수해 가능성을 정밀하게 살펴봐야겠지만, (정부의) 그런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며 "그저 수해를 입었으니 준설과 제방을 쌓아야 한다는 무성의하고 기계적인 논리로 점철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 모래강 내성천의 특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선몽대 상류 내성천.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2008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천으로 선정된 내성천 회룡포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내성천 또한 국토교통부 지정 2008년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하천으로 뽑힌 바 있는, 그야말로 국보급 하천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하천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나올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21일 환경부 비판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들이 설명하는 내성천과 회룡포의 가치다. 기자회견 참자자들은 "이런 하천은 가급적 원형 그대로 보전해서 누대로 물려줘야 할 국가문화유산임에도 윤석열 정부 환경부는 강바닥을 긁어내는 준설공사와 인공 제방을 쌓아 자연성과 그 아름다운 경관을 망치려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경부는 회룡포 준설과 제방 축제 기획을 즉시 중단하고, 환경부 본연의 임무답게 아름답고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내성천과 회룡포를 온전히 그대로 보전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홍수를 예방하는 치수사업을 꼭 벌여야 한다면 준설공사는 치수사업의 하책일 뿐이다. 서구 선진 사회처럼 자연기반 해법(NbS)에 의거한 선진적인 치수사업을 벌여야 할 것"이라며 "제방을 뒤로 후퇴시킨다거나 자연적인 홍수터를 만들어 수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만약 환경부가 이러한 선진적인 해법과 대안도 무시한 채 환경보전이라는 환경부 본연의 임무마저 망각하고 기어이 준설과 제방공사라는 '삽질'을 강행한다면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준설 등은 근본적인 홍수예방도 되지 않을 뿐더러 국가명승 회룡포와 내성천의 원형을 망가뜨리는 일로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규정했다.
▲ 준설 예정인 회룡포 백사장에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모여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준설 계획이란 삽질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영주댐은 국민세금 1조1000억 원으로 만들어졌다. 낙동강 중하류에서 수질이 악화되면 영주댐 물을 풀어서 수질을 개선한다는 게 주된 편익이었다. 홍수 편익은 고작 0.3% 정도 됐다. 다시 말해서 영주댐 하류에는 홍수가 안 난다는 뜻이었다.
그러면 '왜 여기에 홍수 피해가 났는가'에 대해 공학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제가 그동안 영주댐을 관찰하고 조사한 결과, 댐 운영을 잘못하지 않았는가, 오히려 영주댐 하류 지역의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운영되지 않았는가 라는 의심을 갖고 있다.
▲ 기자회견 후 내성천 모래톱 순례에 나선 참가자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기자회견 후 내성천 회룡포 모래톱 순례에 나선 참가자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이 모래톱의 가치와 하천 주변의 수생태 환경의 가치는 경제적 가치로 판단할 수 없다. 유구한 역사와 보존의 의미도 있다. 이곳은 국가명승 제16호로 지정돼 있는, 많은 국민이 사랑하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가 서 있는 이 모래를 퍼내고 제방을 둘러싸게 해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삽질을 (정부가) 예고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환경부의 하천 정책과 준설 정책, 하천 생태보존 방향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견인할 필요가 있다.
물 흐름은 막히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이곳은 현재 상주보로, 영주댐으로 막혀 있다. 가두고 있다. 가두던 물그릇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수용하지 못하고 물 흐름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침수가 일어나는 것은 사필귀정이다."
▲ 회룡포 삽질 계획 철회하라! 2024 낙동강 현장조사에 나선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예천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환경부의 삽질 예정 구간인 회룡포 백사장에 모여 기자회견을 가지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정수근 |
▲ 기자회견장 옆에 최연소 참가자인 이든이가 모내톱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든이와 같은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내성천과 회룡포는 온전히 보전되야 한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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