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설사했다” 파리 센강 수영한 선수 10% 위장염

미 올림픽위원회 최고의료책임자 발표
앞선 올림픽 땐 1~3%… 감염률 급증
패럴림픽 때도 ‘센강 수영’ 강행 예정

2024 파리올림픽 여자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 뛰어드는 모습. AFP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대회 기간 센강에서 수영 경기에 참가한 선수 10명 중 1명이 위장염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선 올림픽에서 나타났던 1~3%에서 급증한 수치다. 한 선수는 3일간 구토와 설사를 했다고 한다.

임상 소식을 주로 다루는 미국 의료 전문 매체 ‘메디페이지 투데이’는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 최고의료책임자 조나단 피노프 박사가 파리올림픽 수영 경기 참가자들이 이전 올림픽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위장염을 겪었다고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노프 박사는 메디페이지 투데이 편집장 제레미 포스트 박사와의 인터뷰에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이나 오픈워터 수영 경기에서 경쟁한 선수 중 약 10%가 위장염에 걸렸다”며 “반면 리우데자네이루(2016년)와 도쿄(2021년)에서 열린 같은 경기에서는 약 1%~3% 선수만이 위장염에 걸렸다”고 비교했다.

피노프 박사가 공개한 위장염 감염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집계한 부상 및 질병 감시 데이터에서 나온 수치다.

피노프 박사는 “과거 경기들이 소금물에서 이뤄진 반면 이번 경기는 도심의 강물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번 올림픽에서의 감염률은 과거보다 상당히 높았다”고 강조했다.

센강에서 열린 경기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위장염에 걸린 사실은 이미 대회 기간에도 일부 알려졌다.

벨기에 트라이애슬론 선수 클레어 미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3일 동안 구토와 설사를 겪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그의 증상은 대회 전부터 주로 우려했던 대장균(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강 경기에 참가한 미국 선수의 위장염 발생률은 전체 평균인 10%보다 낮았다고 피노프 박사는 덧붙였다. 미국 팀은 질병 원인을 밝히기 위해 PCR 검사를 하고 항생제 사용 여부를 결정했다고 한다.

피노프 박사는 “일부 선수가 항생제를 받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었다”며 “증상의 심각성과 추가 경기 참가 여부가 치료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위장염을 일으킨 특정 병원체가 무엇인지 세부사항은 말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하나는 ‘더러운 도심 강에서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병원체’였다고 언급했다고 메디페이지 투데이는 전했다.

일부 국가 올림픽 팀은 센강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가하기 전 감염을 우려해 미리 항생제를 복용했다.

피노프 박사는 “항생제가 모든 병원체의 위험을 제거할 만큼 광범위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며 “항생제 사용 시 광과민성, 위장 불편감, 장내 세균총 변화를 통한 불편함 같은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장염 감염 말고도 센강 수영으로 인한 문제가 더 있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파리 올림픽위원회는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는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도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센강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