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지금은 4쿼터, 우리는 공격 중이다”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임성수 2024. 8. 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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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21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후보 수락 연설에서 “지금은 4쿼터지만 공은 우리가 갖고 있다”며 “선거는 76일 남았다. 경기장에 모든 것을 쏟아내자”고 했다. 짧고 명쾌한 연설이었다. 털털하고 소시민적인 ‘옆집 아저씨’ 이미지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월즈는 ‘트럼프의 후계자’인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J D 밴스와 선명하게 대립하는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월즈는 이날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게 돼 인생의 영광”이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21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고등학교 풋볼 코치였던 경력을 살려 대선을 풋볼 경기에 비유했다. 그는 “팀원 여러분, 4쿼터이고 필드골을 내주고 있지만 우리는 공격 중”이라며 “해리스는 경험이 풍부하며, 준비된 선수다. 대선은 76일 남았다. 한 번에 1인치씩, 한 번에 1야드씩 나아가자. 한 번에 전화 한 통, 한 번에 노크 한번, 한 번에 5달러를 기부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은 죽고 나서 자도 된다”며 전력투구를 요청했다.

월즈는 초반부터 경쟁 후보인 밴스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밴스가 나온 예일대 로스쿨을 언급하며 “내가 고등학교 때 반에 24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그런데 예일대에 간 친구는 한 명도 없다”며 “하지만 그런 작은 마을에서 자라면 서로를 돌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했다. 그는 정치 입문에 대해 “정치 경험도 없고 돈도 없는 40대 고등학교 교사로, 어린 자녀를 둔 채 빨간색이 짙은 선거구(공화당 지역)에 출마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당선됐다며 “다시는 공립학교 교사를 무시하지 말라”고 했다. 월즈는 부친이 한국전쟁 용사라는 점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21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모습을 가족이 감격스러운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월즈는 트럼프 밴스를 겨냥해 “만약 이들이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온다면 그들은 중산층의 생활비를 올리고 의료보험 지원을 중단할 것이며, 낙태를 전국적으로 중단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다음 4년은 한층 최악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중 가장 부유하고 극단적인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의제”라며 “이상하지 않나?(Is it weird?) 당연히 이상하다”고 했다.

월즈는 “이렇게 큰 연설을 한 적은 많이 없지만, 격려 연설은 많이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지도가 낮은 주지사였지만 지역에서 서민 친화적인 정치를 한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월즈는 해리스의 선거 구호인 “우리가 싸우면 우리가 이긴다”라고 3번 외친 뒤 짧은 연설을 끝냈다.

뉴욕타임스는 월즈와 부통령 후보 경쟁 상대였던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비교하며 “샤피로의 연설이 버락 오바마 스타일의 세련된 연설이라면 월즈의 연설은 민중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월즈는 아내 그웬 월즈가 설명을 맡은 동영상으로 소개됐다. 영상에는 월즈의 육군방위군 시절 등 여러 사진이 등장했다. 당원들은 ‘코치 월즈’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열광했다.

월즈는 부통령 지명 전만 해도 전국적 지명도는 없는 지역 정치인이었지만, 불과 몇 주 만에 벼락스타가 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후보 지명 전 월즈가 트럼프·밴스 조합에 대해 “그냥 이상하다(just weird)”라는 단순명쾌한 규정을 한 뒤 이 표현은 민주당원 사이에 유행어로 자리 잡기도 했다.

네브래스카주의 시골에서 태어나 채드런 주립대를 나온 월즈는 퇴역군인이자 고등학교 교사 이력을 갖고 있다. 아내의 고향인 미네소타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주지사까지 연전연승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밴스도 오하이오주의 ‘흙수저’ 출신이지만 변호사와 실리콘밸리를 거친 야심가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월즈는 소탈한 옆집 아저씨 같은 매력으로 미 전역에 어필 중이다. 전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월즈를 좋아한다.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며 “작은 타운에서 태어나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풋볼 코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오바마는 그러면서 “그가 입은 셔츠를 봐라. 정치 컨설턴트가 준 게 아니라 자기 옷장에서 꺼내 입은 옷이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월즈의 서민적 면모를 부각했다. 월즈의 아내 그웬 월즈가 오바마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듯 크게 웃으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시카고=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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