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코치' 월즈 "공 잡았다…싸워서 승리할 것"

오수연 2024. 8. 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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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
"해리스는 자유 위해 싸울 것…트럼프 이상해"

고등학교 교사이자 풋볼 코치 출신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4쿼터에 필드골을 내줬지만 공을 잡았다"며 "우리가 싸우면 승리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월즈 주지사는 과거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의 소개로 등장해 마이크를 잡았다. "미국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을 수락하게 돼서 영광"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4년간 강력하고 역사적인 리더십에 감사하다"며 말을 시작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월즈 주지사는 미국 중서부 네브래스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교사, 풋볼팀 코치 등으로 일했고, 한국 전쟁 참전 용사 아버지를 뒀으며 주 방위군으로 복무한 자신의 삶을 소개했다. 소탈한 '옆집 아저씨' '보통 사람'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이에 호응하듯 객석의 청중들은 '코치 월즈(Coach Walz)' 플래카드를 들고 월즈를 응원했다. 또 과거 월즈 주지사가 지도한 풋볼팀 멤버들이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인구 400명인 작은 마을에서 자랐고, 고등학교에 24명의 학생이 있었지만, 예일대에 다닌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월즈 주지사처럼 '흙수저' 출신을 강조하지만, 예일대 출신에 성공한 벤처 투자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JD 밴스 상원의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다.

이어 풋볼 선수들과 학생들의 지지로 정치에 도전하게 된 이야기를 했다. 월즈 주지사는 "의회에 출마하도록 영감을 준 것은 선수들과 학생들"이라며 "그들은 제게서 공동체에 대한 헌신, 모두가 함께한다는 이해, 한 사람이 이웃에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 등 가치를 봤다"고 말했다. 또 정치 경험이 전무했지만 결국 의석을 차지했다며 "공립학교 교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농담을 덧붙였다.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에서 6선 연방하원의원을 거친 뒤 주지사에 당선됐다.

생식권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월즈 주지사는 수년간 난임 치료 끝에 첫 딸 호프(Hope·희망)를 얻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불임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경험한 사람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입을 열며 난임 시술에 대한 경험을 공유했다. 월즈 주지사가 개인적 경험을 토로하며 "가족은 나의 전부"라고 발언하자 객석에 있던 아들 거스 월즈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권 인정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밴스 의원은 체외수정에 대한 연방 차원 지원 법안에 반대했고, 어떤 경우든 임신 중지는 불가하다는 한층 더 강경한 입장이다. 월즈 주지사는 이들을 향해 "중서부에는 황금률이 있다"며 "자기 일에만 신경 쓰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자유다"라고 말하자 민주당원들은 "자유"를 연호하며 호응했다.

이어 "당신이 누구든 해리스 부통령은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원하는 것이고, 이웃을 위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중산층 세금 인하, 약가 인하, 주택 구매 지원 등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을 나열하며 "이게 핵심이다. 클립을 저장해서 아직 결정하지 않은 친척들에게 보내라"고 독려했다.

월즈 주지사는 짧고 간단한 표현으로 명료하게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TV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을 가리켜 "그들은 이상하다(They're weird)"라고 했는데,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됐다.

이날 연설에서도 자신의 밈을 활용해 발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면 중산층 주거비를 높이고, 사회 안전망과 의료보험을 폐지하고, 낙태를 전역에서 금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중 가장 부유하고 가장 극단적인 사람들 외에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의제"라며 "이것은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이다(Isn't it weird? Absolutely). 또한 잘못됐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함께 외치자"며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사 시절 풋볼 코치로 활동하기도 한 월즈 주지사는 대선 레이스를 풋볼에 비유해 민주당과 민주당원들을 격려했다. "지금은 4쿼터다. 필드골을 내줬지만 우린 공격에 나섰고, 공을 잡았다"며 "앞으로 76일간 블로킹과 태클을 해야 한다. 1인치씩, 1야드씩 전화를 걸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가 싸우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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