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코치 출신 월즈 부통령 후보 “한번에 1야드씩, 싸우면 이긴다”
“그것 정말 이상하죠? 말할 것도 없습니다(Is it weird? Absolutely).”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국 미네소타 주지사는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공화당 정ㆍ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JD 밴스 상원의원의 정책 공약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들이 백악관에 다시 들어가면 중산층 주거 비용을 높이고, 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하고, 사회 안전망과 의료보험을 폐지하고, 이 나라 전역에서 낙태를 금지할 것”이라며 “문제는 아무도 요구하지 않는 의제라는 점이고, 우리 중 가장 부유하고 극단적인 사람들을 빼고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의제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저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트럼프의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며 “과거 4년 동안 트럼프와 함께한 그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앞으로의 4년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연단에 선 월즈 주지사는 “지난 4년간 강력하고 역사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저는 인구 400명의 네브래스카주 뷰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고 고등학교 같은 반에 24명이 있었는데 예일대에 진학한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이 ‘오하이오 흙수저’로 알려져 있지만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벤처 투자가로 일하면서 큰 돈을 벌었다는 점을 꼬집은 말로 풀이됐다.
월즈 주지사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난임의 고통이 얼마나 지옥같은지 아느냐”며 “기나긴 기다림 끝에 시험관 시술을 통해 ‘희망(hope)’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딸 호프를 얻었고, 이어 아들 거스도 우리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들아, 사랑한다. 너희가 내 세상의 전부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이때 객석에 앉아있던 아들 거스가 왈칵 눈물을 터뜨렸고 딸 호프는 월즈 주지사를 향해 손하트를 만들어 날렸다.
월즈 주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는 “그녀는 미국 국민의 편에서 싸워 왔다”며 “그런 해리스가 이제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는 여러분이 원하는 삶을 살 자유를 위해 일어설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고교 교사 시절 미식축구팀 코치로도 있었던 월즈 주지사는 대선 레이스를 미식축구 게임에 빗대 “4쿼터에 왔다. 필드골을 내줬지만 우리는 공격에 성공했고 공을 잡았다”며 “우리는 경기장을 가로지르고 있다. 경험이 풍부하고 준비돼 있는 카멀라 해리스는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또 “오늘로서 대선까지 76일 남았다. 우리가 할 일은 한 번에 1인치씩, 한 번에 1야드씩, 한 번에 전화 한 통, 한 번에 문 두드리기 한 번을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우리가 싸우면, 우리는 이길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월즈는 지난 7월 한 아침 방송에서 “그들(트럼프ㆍ밴스)은 이상하다(weird)”고 한 게 민주당과 진보 진영 사람들을 열광케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털털한 이웃집 아저씨 이미지에 간결하고 쉬운 말로 핵심을 찌르는 정치 화법을 보여주면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군으로 급부상했고, 지난 6일 마침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낙점을 받았다.
월즈 주지사는 한국전 참전 용사인 부친 뜻에 따라 주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비상근)했고 상사로 전역했다. 맨카토 웨스트 고등학교에서 지리 교사이자 미식축구팀 코치로 활동하던 그는 2006년 연방 하원의원(미네소타)에 출마해 당선된 뒤 내리 6선을 했고, 2018년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11%포인트 이상 차이로 승리했다. 이후 2022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낙태권을 주 법률에 담고 근로자 유급휴가 확대, 공립학교 보편적 무상급식, 성소수자 보호 등 진보적 정책을 다수 폈다.
정치적으로는 강한 진보 성향이지만 특유의 ‘보통 사람’ 이미지와 흡인력 있는 스킨십으로 지지층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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