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나도 아직 트럼프보다 젊다” 윈프리 “자유는 공짜가 아냐”

임성수 2024. 8. 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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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3일째인 21일(현지시간) 주인공 월즈 외에 가장 많은 갈채를 받은 연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TV 토크쇼의 아이콘 오프라 윈프리도 예정에 없이 깜짝 연사로 등장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은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전당대회의 첫 이틀 밤이 지나고 민주당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지 않나”라고 물으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클린턴이 전당대회 연사로 선 것만 12번째다. 클린턴은 약 30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해리스는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의 두려움을 줄여주고, 모든 미국인이 꿈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했다.

클린턴은 해리스가 자신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후보인 반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기 자신만 걱정하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전부 ‘나, 나 자신, 나’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며 “다음에 그의 연설을 듣게 되면 (연설 속에 나오는) 거짓말을 세지 말고 ‘나(I)’를 세어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나·나·나·나(me·me·me·me)’라고 하며 입을 여는 테너 가수와 같다”면서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 ‘당신·당신·당신·당신(you·you·you·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비교했다.

클린턴은 지난 19일 78세 생일을 맞았다고 설명하며 “그래도 아직 트럼프만큼은 늙진 않았다”며 트럼프의 ‘고령리스크’도 공격했다. 두 사람은 같은 1946년에 태어났지만 트럼프의 생일이 2달 정도 빠르다.

클린턴은 예전보다 목소리에 에너지가 떨어졌고 말하는 속도도 느려졌다. 클린턴은 자신의 첫 전당대회가 1976년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런 자리에 얼마나 더 많이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민주당 정부가 창출한 일자리 개수 등 통계를 적절히 활용하는 한편, 유머를 가미한 연설로 당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클린턴의 지원 유세로 해리스 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이 배출한 전·현직 대통령 3명의 지지를 받게 됐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이 대거 불참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설적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깜짝 등장한 윈프리는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그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헌신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두 팔을 벌리며 노래하듯 “기쁨을 선택하자. 해리스를 뽑자”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중 한 명인 윈프리는 무소속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며 “민주당원이나 해리스 집회에 참석할 유권자를 넘어서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윈프리가 전당대회에서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계로 첫 연방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도 연사로 나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의원은 2020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동으로 의사당이 난장판이 됐을 당시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으로 미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폭동 당시 영상이 장내에 방영된 뒤 연단에 오른 김 의원은 “내가 어렸을 부모님은 저를 의사당으로 데려가 그곳은 신성한 곳이고,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가르쳐주셨다”며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군중이 국기를 찢어버리고, 경찰이 폭행하는 일이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혼란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1월 6일에 제가 배운 것은 우리 모두가 이 위대한 공화국의 수호자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노력할 때만 이 나라를 치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시대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있다. 해리스와 월즈를 선택하자”고 했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는 미국계 이스라엘인 허쉬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인 존 폴린과 레이첼 골드버그는 무대에 올라 기립 박수를 받았다. 아들이 포로로 잡힌 기간인 ‘320’이라고 적린 테이프를 상의에 부착한 그들은 “고통의 경쟁에서는 승자는 없다”며 눈물을 터트렸고, 당원들은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자”고 외쳤다.

트럼프를 비판하다 공화당에서 제명된 죠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도 연사로 나서 “트럼프를 변호하는 데 지친 공화당 동료들이여, 해리스에 투표한다면 당신은 민주당원이 아니라 애국자”라고 했다.

이밖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월즈와 함께 마지막까지 부통령 후보로 경쟁한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터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등장해 해리스 지지를 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스티비 원더, 존 레전드 등 유명 가수들도 전당대회장에서 공연하며 해리스 지지에 동참했다.

시카고=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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