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혜 화이팅!" 배우 진선규의 특별한 응원, '범죄도시' 분장팀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파리 패럴림픽]
윤승재 2024. 8. 22. 12:06
"대한민국 화이팅! (조)은혜야 화이팅!"
휠체어펜싱 국가대표 선수로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조은혜(39·서울/부루벨코리아)에게 특별한 응원 메시지가 도착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인연을 맺은 영화배우 진선규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조은혜를 비롯한 패럴림픽 출전 선수들을 향한 격려의 한 마디를 남겼다.
진선규는 지난 21일 오후 SNS에 응원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올렸다. 진선규는 영상을 통해 "파리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한다"며 "저와는 영화 '범죄도시'로 맺은 소중한 인연인 조은혜 선수와 역경을 딛고 당당히 일어선 우리나라의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얻고 무사히 귀국하는 그 날까지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한민국 화이팅! (조)은혜야 화이팅!"이라고 전했다.
조은혜는 2017년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 스타일리스트로 영화 현장을 누볐다. 이외에도 '굿바이 싱글',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다양한 영화에서 분장팀의 일원으로 미용 펜슬을 잡아왔다. 하지만 현재 그의 손엔 붓이 아닌 칼이 들려 있다. 이젠 스크린 밖 조연이 아닌, 피스트 위 국가대표 선수로서 '금빛 찌르기'로 세계 무대를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스타일리스트였던 조은혜는 낙상사고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척수가 손상된 그는 하반신이 마비돼 다시는 걸을 수 없을 거라는 진단을 받고 휠체어에 앉았다. 하지만 좌절만 하지 않았다. 재활 치료를 위해 운동의 필요성을 깨달았던 그는 우연히 TV에서 본 휠체어 펜싱 경기 모습을 보며 꿈을 키웠다. 무작정 장애인펜싱협회에 연락을 취해 운동을 시작했다.
조은혜는 휠체어 펜싱으로 다시 일어났다. 첫 대회 출전 땐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면서 졌지만 오기가 생겼다. 온 몸이 멍투성이가 됐지만 신경 쓰지 않고 노력했다. 그렇게 출전한 두 번째 대회에서 3등을 했다. 비장애인으로 생활할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승리의 희열을 느꼈다고. 장애인이 된 뒤 떨어진 자존감을 휠체어 펜싱으로 극복해냈다.
재능과 노력으로 조은혜는 한국 최고의 휠체어 펜싱 선수가 됐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서 동메달 2개(에페 단체전, 사브르 개인전)로 이름을 알렸고, 2023 전국장애인체전 3관왕에 올랐다. 또 2023 이탈리아 테르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도 목에 걸었다. 지난 5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금·은·동메달을 모두 휩쓸기도 했다.
조은혜는 이제 패럴림픽 무대에 나서 세계 정상에 오르고자 한다. "사고가 나기 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삶이다. 국가대표로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다"며 "파리에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하고 싶다.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21일 파리로 출국한 조은혜는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하는데 기대감과 떨림이 공존한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신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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