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를 ‘냉매’로 활용…반도체 공정 등에 쓰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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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프레온 가스, 수소불화탄소(HFC) 등을 대체해 공기를 냉매로 활용할 수 있는 냉동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무엇보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에어컨, 자동차, 반도체 공정 등에는 불화온실가스가 사용돼 '불화온실가스 규제 개정안'에 맞춰 이를 대체할 기술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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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프레온 가스, 수소불화탄소(HFC) 등을 대체해 공기를 냉매로 활용할 수 있는 냉동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이 기술은 반도체 공정과 바이오·의약품 보관 등의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기연)은 공기 냉동 방식에 사용될 일체형 초고속 컴팬더를 개발, 국내 최초로 공기 냉각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에기연이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면, 공기를 냉매로 활용해 영하 60도의 온도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는 기존 냉매로 활용되던 불화온실가스(F-gas)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지난 3월 발효된 유럽연합의 ‘불화온실가스 규제 개정안’은 내년부터 불화온실가스가 포함된 제품을 단계적으로 판매 중지하고, 불화온실가스를 활용하는 공정의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냉동·냉각 시스템에는 주로 증기 압축식 사이클 방식이 사용됐다. 증기 압축식 사이클 방식은 액체 냉매가 증발하면서, 열을 흡수해 냉각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구조와 설계가 간단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됐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불화온실가스를 냉매로 사용하는 것은 최대 단점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에어컨, 자동차, 반도체 공정 등에는 불화온실가스가 사용돼 ‘불화온실가스 규제 개정안’에 맞춰 이를 대체할 기술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이에 에기연은 그간 공기를 냉매로 하는 ‘역-브레이튼 사이클의 냉각 시스템’ 구현에 주력했다. 이 시스템은 액체를 증발시키는 기존 방식과 달리 기체를 압축하고, 열 교환과 팽창을 거쳐 저온의 기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액체 냉매 없이 냉각이 가능하다.
단 시스템을 설계·제작하는 기술의 난도가 매우 높아 실제 냉동 시스템에는 적용하지 못했다. 냉각 과정에서 설비가 초고속으로 회전하다보니 압축기, 팽창기를 포함한 기기 간의 간극과 축의 변위 등을 0.1㎜ 수준으로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에기연은 역-브레이튼 사이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압축기와 팽창기, 모터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컴팬더 시스템을 고안해 이러한 문제를 해소했다.
또 하나의 축으로 연결된 압축기와 팽창기가 각기 최고 효율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공력 설계 기술, 초고속 회전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축계 설계 등 고도의 터보머시너리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개발된 컴팬더를 적용한 냉각 시스템은 1시간 만에 공기를 영하 60도 이하로 냉각하는 데 성공했으며, 특히 영하 50도 이하의 냉열을 생성할 때는 기존의 증기 압축식 시스템보다 냉동 효율도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이론적으로는 영하 100도까지 냉각이 가능하고, 이때 냉동 효율은 증기 압축식 대비 50% 이상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게 에기연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이범준 박사는 “환경 규제로 냉동 시스템의 친환경 냉매 사용이 확산하는 추세”라며 “에기연은 현재 영하 100도 이하의 냉열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는 중으로, 향후 연구 결과물이 초저온 냉열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공정과 의약·바이오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연구책임자 이범준)’과 에기연의 기본사업 (연구책임자 신형기)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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