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전대 3일차...'부통령 후보' 월즈의 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DNC) 3일 차인 21일(현지시간)은 말 그대로 '월즈의 밤'이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밤 유권자들 앞에 서서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알리는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다. 이에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오프라 윈프리 등이 연단에 올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촉구할 예정이다.
CNN 생중계에 따르면 이날 저녁 6시께부터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진행 중인 민주당 전당대회의 주제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다. 그간 전당대회 관례대로 3일차인 이날 황금시간대에는 부통령 후보의 후보 수락 연설이 예정돼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12시께 전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적인 '옆집 아저씨' 이미지로 알려진 월즈 주지사는 이날 연설에서 네브래스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정계 입문 전 교사, 풋볼코치 등으로 일했던 자신의 삶을 소개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의 연설은 낙관적이고, 즐겁고, 애국적인 데 초점을 맞췄다. CNN은 "그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큰 무대"라며 "월즈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밤"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카고에서의 전당대회 3일차를 마무리하는 이날 연설은 해리스가 월즈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결정에 대한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라이트인 월즈 주지사의 수락 연설에 앞서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무대 위에 선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무대에서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13번째다. CNN은 관계자를 인용해 "클린턴과 월즈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지지세력이 강한 지역의 민주당원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해리스가 월즈를 러닝메이트로 택한 핵심 이유 중 하나를 강조하도록 고안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다른 기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당초 작업해온 연설문 초안을 전당대회 첫날 밤 이후 찢어버리고 "더 재밌고, 젊고, 즐거운 접근 방식"으로 다시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이날 전당대회 연설에 공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오프라 윈프리도 연설자로 나선다. 당초 윈프리는 주요 외신에서 확인한 연사 리스트에서 포함돼있지 않았으나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그녀가 전당대회에 참석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상태다. 윈프리는 2020년 대선 당시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지지했었다. 민주당 막후 영향력을 발휘하는 주요 정치인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월즈 주지사의 부인 그웬 월즈 여사,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대선 후보로도 거론됐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 등도 이날 연설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의 연설은 잠시 후 이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3일차 주제에 맞춰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낙태권, 1·6 의사당 난입 사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청사진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2025' 비판 등과 관련한 연사들도 현재 연단에 오르고 있다. NYT는 "이날 전당대회는 낙태권에 초점을 맞춰 시작했다"면서 "경합주는 물론, 대선 중심이 아닌 주에서도 핵심 이슈"라고 초반 분위기를 전했다.
낙태권 관련 단체인 '모두를 위한 생식의 자유'의 미니 티마라주 회장은 이날 전당대회 초반 연설자로 나서서 "여성이 낙태를 하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대통령을 원하는가, 아니면 여성을 신뢰하는 대통령을 원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여성이 자유롭지 않다면 우리는 자유국가라고 할 수 없다"면서 "낙태가 투표용지에 오르면 우리가 이긴다"고 강조했다.
미 최대 LGBTQ+ 단체 중 하나인 휴먼라이츠캠페인의 켈리 로빈슨 회장 역시 연사로 참석해 "진전이 일어나고 있다"며 "2000만명 이상의 LGBTQ+ 미국인이 그 증거다. 우리는 여러분의 친구이자 이웃, 가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를 지우고 싶어한다. 우리의 의료를 막고, 결혼을 폄하하고, 이야기를 묻어버릴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그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는 LGBTQ+ 자유를 위한 챔피언"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의 부모인 존 폴린과 레이첼 골드버그도 연단 위에 섰다. 이들이 무대에 등장하자 현장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라'는 외침이 쏟아졌다. 이들은 "(전당대회는) 정치적 대회지만, 우리의 아들(허쉬 골드버그-폴린)과 소중한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전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올리비아 트로이는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일하는 것은 무서웠다"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은 그가 다시 백악관에 돌아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가 다시 거짓말하고 선거를 해치기 위한 토대를 마련 중"이라며 "그게 그의 수법이다. 의심과 분열을 심는 것이다. 그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증오와 분열이 트럼프의 산소"라며 "트럼프, JD 밴스같은 사람들은 정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들이 이상하고, 소름 돋는다고 말한다"고 비난했다. 한국계인 앤디 김 하원의원은 "나는 1월 6일 우리가 모두 우리 위대한 공화국의 관리자라는 것을 배웠다"며 "우리 아이들이 망가진 미국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의사당 바닥에 버려진 유리, 쓰레기를 묵묵히 홀로 청소하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한편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캠페인 참모는 해리스 부통령이 시카고에 위치한 호텔 숙소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연설을 시청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월즈 주지사가 주목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9일에는 앞서 대선 후보직 사퇴라는 용단을 내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듣고 경의를 표하기 위해 현장에 깜짝 등장했었다. 전날에는 밀워키에서 연설 중 영상 연결로 잠시 화면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대 마지막 날인 22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자신의 집권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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