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해리스 옹립' 무대 올랐다 "망가진 미국서 살 운명 거부"
한국계 최초의 미국 연방 상원의원 당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앤디김 하원의원(41·뉴저지)이 21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찬조 연설자로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 건물을 점거하며 벌인 의회폭동 사건을 거론하며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망가진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 운명에 처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의 아이들과 손자·손녀들을 위해 해리스와 팀 월즈를 선택하자”고 외쳤다.
김 의원은 의회 폭동 당시 홀로 묵묵히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진이 보도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와 ‘성실한 공복’으로서의 인상을 줬다.
이날 김 의원이 연설에 나서기 직전엔 당시 미국 의회에서 발생했던 폭력 사건과 관련한 영상이 먼저 나왔다. 영상이 끝난 뒤 등장한 김 의원은 연설에서도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그날 밤 의회 원형홀을 지나든데 꽃득이 깨진 유리창과 쓰레기에 뒤덮여 있는 것을 봤고, 그것은 도널드 트럼프에 의해 만들어진 혼돈이었다”며 “나는 ‘어떻게 이렇게 될 수가 있느냐’고 생각했고 내가 당장 할 일은 빗자루와 쓰레기 봉투를 들고 청소를 시작하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날 이후 내가 배운 것은 우리 모두는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보살필 관리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당신의 목소리와 투표를 통해 우리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민 2세로 젊은 나이에 3선 연방 하원의원에 오른 ‘아메리칸드림’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3지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당시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에 신승을 거두며 뉴저지주의 첫 아시아계 연방 의원이 됐다.
올해는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수뢰 혐의로 기소되자 상원 선거에 출마했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상태다. 만약 11월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의원 본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는 처음으로 미 연방 상원에 진출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된다.
자신의 현 지역구인 뉴저지주 남부에서 자란 김 의원은 공립학교에서 초중등 교육을 마친 뒤 소수정예 전인교육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 칼리지를 거쳐 이번 전당대회가 열리는 도시에 있는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이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미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하면서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힘을 보탰다.
한국계 미국인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사로 나서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4년전 전당대회에서 한국계인 샘 박 조지아주 주하원의원이 연사로 나선 바 있다. 다만 현지 소식통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아시아계의 표심 결집이 중요해진 상태에서 앤디김 의원이 미국 내에서 드문 아시아계 상원의원 당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대적으로 프라임타임에 연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카고=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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