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예상…집값·가계부채·환율 '3대 변수'[AK라디오]
미국과의 금리격차 확대도 우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2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급등하는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 원·달러 환율 변동성 등 '3대 변수'가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이번에도 현 3.5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 안정세와 경기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 등이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물가와 경기만 본다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게 맞지만,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집값이 오르고 있어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9월 이후 조정세를 보이던 주택 시장은 올해 4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과 금리인하 가능성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은행권 가계대출은 매달 5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정책모기지인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 등이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정부 정책이 의도치 않게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9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수도권의 경우 비수도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환율 역시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약 2%포인트에 달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동향도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미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10월 이후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제기한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등 경기 하강 압력이 커지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내리고 있어 '폭리'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요구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다. 일각에서 '관치금융'의 폐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이번 금통위 결정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선택이 향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물가안정과 경기회복, 금융안정이라는 복합적인 과제 속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향후 경기 상황과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시장 참여자들은 한국은행의 결정과 함께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신호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의 금리 결정보다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한국은행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특히 미국과의 금리 격차, 부동산 시장 동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금리 동향은 개인의 재테크 전략부터 기업의 투자 결정, 나아가 국가 경제 전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면밀한 주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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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박수민 PD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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