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금값 치솟는데…한은이 금 안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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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증시에서 주목받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금이다.
금ETF가 주목을 받는 것은 금값이 치솟고 있어서다.
한은이 장기간 금을 매입하지 않아 투자수익 창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은 이런 비판에 대해 외환보유액은 상시 현금화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돼야 하는데 금은 채권이나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높지 않아 실용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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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증시에서 주목받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금이다. 대표적인 금ETF인 ACE KRX금현물 ETF는 지난 6월21일부터 지난 7일까지 34거래일 연속 개인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가격은 연초 1만2440원에서 현재 1만5500원대까지 24% 상승했다.
금ETF가 주목을 받는 것은 금값이 치솟고 있어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값은 지난 12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한 뒤 현재 2550달러까지 상승했다. 연초 온스당 2070달러 수준이었던 금 가격은 8개월 만에 22% 이상 상승했다.
금값은 왜 오를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서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대체 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가치가 올라갔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것도 금 가격을 수년째 밀어 올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동전쟁 등 수많은 지정학적 위험들이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를 높였다. CNBC는 "금은 불확실성에 번창한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미국 대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 등이 금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은 누가 사고 있을까.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금 소비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3.4%로 지난 10년 평균인 13%를 크게 뛰어넘었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등 미국과 동맹관계가 아닌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금을 매수했다. 달러를 대체할 자산으로 금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JP모건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들이 금을 축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t으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1.1% 수준이다. 우리나라 금 보유 순위는 세계금협회 127개국 중 38위다. 우리 외환보유액 순위가 세계 9위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순위다. 한은은 2013년 마지막으로 20t을 매입한 뒤 11년째 추가매수를 하지 않고 있다.
한은이 장기간 금을 매입하지 않아 투자수익 창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은 이런 비판에 대해 외환보유액은 상시 현금화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돼야 하는데 금은 채권이나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높지 않아 실용성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자나 배당과 같은 현금 흐름이 없고 보관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단점이다.
하지만 금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오른다면 한은의 금 매수가 외환보유액 다변화나 수익률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씨티은행은 "금 투자 심리가 향후 3~6개월 동안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 중반에는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UBS글로벌자산운용도 금값이 내년 중반께 온스당 2700달러를 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금협회(WGC)가 지난 6월 중앙은행 7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약 30%가 내년에도 자체 금 보유량을 늘릴 것으로 답했다.
한은은 지난 4월 자료를 내고 당시의 금 가격은 고평가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여론에 밀려 추격 매수했다가 고점에 물릴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금값은 상승했다. 당시 한은의 판단이 틀렸다면 한은은 추가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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