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검사가 10만원"…비싼 검사비에 숨어든 코로나 확진자

이지은 2024. 8.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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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비싼 비용 탓에 검사를 주저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숨은 확진자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독감(인플루엔자)과 같은 4급 수준으로 하향하면서 검사비 지원 대상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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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별 PCR 검사비 천차만별
최소 8만원서 13만원까지 받아
숨은 확진자, 확산세 증가 우려

#최근 직장인 왕모씨(30)는 근육통과 기침 증세에 병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병원 측에 PCR 검사 비용을 묻자 10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와서다. 신속항원검사(RAT)의 경우 3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왕씨는 "검사를 꼭 받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며 "기관지가 심하게 붓지 않아서 검사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비싼 비용 탓에 검사를 주저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의심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숨은 확진자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위험군과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된 19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화이자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12~64세 일반인은 내달 1일부터 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22일 아시아경제가 서울 시내 7개 병원에 문의한 결과 신속항원검사는 평균 2만~3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PCR 검사의 경우 최소 8만원에서 최대 13만원까지 검사비를 받는 곳도 있었다. 병원마다 책정한 가격이 달라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씩 비용 차이가 발생했다.

10만원에 이르는 검사비는 고스란히 환자 개인 부담으로 전가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독감(인플루엔자)과 같은 4급 수준으로 하향하면서 검사비 지원 대상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PCR 검사는 유증상자 가운데 먹는 치료제 대상군에 한해 건강보험 지원이 적용돼 1만~3만원의 본인 부담금이 발생한다. 신속항원검사는 응급실 내원 환자와 중환자실 입원 환자 등을 대상으로 검사비를 일부 지원한다. 1회에 6000~9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일반 환자는 검사비를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탓에 확진이 의심돼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소재의 한 내과의원 의사 A씨는 "요즘은 검사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환자 대다수가 고민하다 검사를 받지 않는다"며 "의심 증상이 있으면 지인과의 접촉을 신경 써서 피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숨은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감염 확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 주 148명에 불과했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이달 둘째 주 1366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검사를 받지 않은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 방역 당국은 일반 환자 대상 검사비 지원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일반 환자는 대증치료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예산을 투입해 검사를 지원하는 것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숨은 확진자로 인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창률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질병 전파를 막으려면 첫 번째로 환자의 확진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이를 파악하지 못하면 환자가 격리에 대한 인지 없어 일상생활을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진단키트나 신속 항원 검사 등에 대한 비용 등을 보조해 검사 접근성에 대한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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