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희생이 미래 보장으로 이어지는 ‘연금개혁’ 될까 [기자수첩-정책경제]

박진석 2024. 8.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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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내달 초 공개한다고 한다.

나중에 연금을 받을 젊은 세대는 보험료를 덜 내게 하는 반면, 곧 연금을 받을 세대는 보다 많이 내도록 해 세대 간 형평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기금으로 적립하고 이 기금을 운용해 얻은 수익과 함께 미래세대가 낼 보험료로 현재 연금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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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덜 내는’ 연금개혁안 내달 초 발표
세대 간 형평성·재정 안정화 장치 도입 방점
‘더 내고 더 받는’ 방식 결국 미래세대 부담
저출산·고령화 현실 직시…근본적 해결책 필요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뉴시스

대통령실과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내달 초 공개한다고 한다. 나중에 연금을 받을 젊은 세대는 보험료를 덜 내게 하는 반면, 곧 연금을 받을 세대는 보다 많이 내도록 해 세대 간 형평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금이 고갈될 것 같으면 자동으로 납부액과 수급액을 조절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도 밝혔다. 세대 간 형평성과 함께 연금의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국민연금은 연령과 관계없이 ‘보험료율 9%’를 일괄 적용 중이다. 정부 개혁안에 따라 세대별 적용하는 보험료율을 달리하고 재정 안정화 장치를 도입할 경우 기금의 고갈 시점을 2055년에서 30년 이상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소득대체율이다. 당초 연금개혁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기금의 고갈 우려가 나와서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는 해답이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라면 시작부터 틀렸다.

단기적으로 당장 많은 보험료가 걷혀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을 것 같은 ‘더 내고 더 받는’ 안은 결국 장기적으로 미래세대가 전부 부담하라는 소리다. 저출산·고령화를 영향으로 인구 구조가 변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국민연금의 근간은 노령으로 인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되었을 때 내가 돈을 받을 수 있냐는 것이다. 30~40년 뒤에나 받을 돈을 미리 내는 돈, 이 돈을 해당 기간 동안 꾸준히 낼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내가 나중에 늙었을 때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으니까 참고 내자”다.

하지만 내가 낸 만큼도 받지 못하거나 아예 받지 못한다고 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고갈 얘기가 나오는 지금 미래세대한테 국민연금이란 제도 자체가 자신들이 낸 돈을 윗세대에게 강탈당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부담 구조가 국민연금을 두고 폰지사기라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다.

국민연금과 유사하다. 국민연금은 현재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기금으로 적립하고 이 기금을 운용해 얻은 수익과 함께 미래세대가 낼 보험료로 현재 연금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은 당장 눈앞의 기금 고갈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세대에게 막대한 빚을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은 그나마 솔직하지만 미래세대의 노후를 더욱 암담하게 만든다.

당초 잘못된 설계와 방만한 운영으로 인해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를 강요받아야 한다면 차라리 국민연금 제도가 없어지는 게 낫다고들 한다. 미래세대는 윗세대의 ‘봉’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젠 단순히 ‘더 내거나 덜 받는’ 문제가 아닌 ‘지속가능한’ 연금 시스템이 필요하다. 미래세대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저출산·고령화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보다 더 어린, 지금 태어나는 세대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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