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금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10주년… 한국 창극사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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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은 2014년 신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선보이며 창극 사상 최초로 '18금'을 표방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초연 이후 차범석희곡상 뮤지컬 극본 부문을 수상한 것은 물론 2016년에는 프랑스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에 창극 최초로 공식 초청될 정도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9월 5~1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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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은 2014년 신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선보이며 창극 사상 최초로 ‘18금’을 표방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일주일 남짓했던 공연 기간을 26일로 늘렸다. 당시 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으면 시도하지 못했을 도전이다. 실제로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개막과 함께 대중과 평단을 사로잡으며 총 6회 매진 등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사라진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재창작한 작품이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색골남 변강쇠에게만 맞춰져 있던 시선에 ‘점’을 찍고, 박복하지만 당찬 여인 옹녀를 주인공으로 부각했다.
원작 ‘변강쇠타령’은 변강쇠와 옹녀를 통해 하층민의 생명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하지만 변강쇠가 장승을 땔감으로 썼다가 동티로 죽은 이후의 결말이 이상하다. 원혼이 된 변강쇠가 옹녀에게 시묘살이 후 자결할 것을 유언하는 한편 옹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에게 급살을 내리는 저주를 했기 때문이다. 옹녀는 우여곡절 끝에 짐꾼들의 도움으로 저주를 풀어내지만,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다. 변강쇠가 가부장제의 질곡에 옹녀를 밀어 넣었다는 점에서 비극적인 결말이다.
하지만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변강쇠는 저주 대신 사랑하는 옹녀의 새 출발을 축원하고, 옹녀는 그런 변강쇠를 위해 장승들과 싸운 뒤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옹녀가 사랑도 명예도 생명도 얻는 결말은 원작의 문제점을 명쾌하게 해결했다. 그러면서도 원작의 해학을 살리면서 속도감 있는 구성과 재기발랄한 말맛을 더해 관객의 웃음보를 쥐락펴락한다.
여기에 작창과 작곡을 맡은 한승석은 판소리·민요·가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리 음악을 유쾌한 대본과 딱 맞아떨어지게 배치했다. 최근 창극에서 서양 악기의 사용이 일반적이지만 이 작품은 전통 악기로만 음악을 만들었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초연 이후 차범석희곡상 뮤지컬 극본 부문을 수상한 것은 물론 2016년에는 프랑스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에 창극 최초로 공식 초청될 정도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국내에서 언론과 관객의 호평에 힘입어 8년 연속 공연을 펼치며 누적 횟수 100회, 누적 관객 4만7000여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창극사에서 단일 작품 최다 공연 횟수를 기록한 이 작품에는 ‘국민 창극’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9월 5~1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생황·철현금·대아쟁·소금 등의 새로운 악기를 추가한 16명의 악단은 더욱 풍성하고 화려해진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리고 장승 캐릭터 의상을 새롭게 바꿔 한층 업그레이드된 유쾌함을 제공한다. 초연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옹녀 역의 이소연과 변강쇠 역의 최호성이 관록의 연기를 선보이는 가운데, 김우정과 유태평양이 새로운 커플로 합류해 기대를 모은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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