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없이 이룬 국가대표의 꿈… “목표는 ‘세계 10위’”

박구인 2024. 8. 22.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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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없이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선수단은 사전 훈련캠프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뒤 28일 개막하는 패럴림픽 여정에 나선다.

대회를 앞두고 이천선수촌에서 만난 김황태는 "패럴림픽에 가고자 많은 종목에 시간을 들였다. 마지막이란 각오로 감동을 드리는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황태는 "두 팔 없이 철인 3종에 나오는 건 출전선수 10명 중 저뿐이다. 세계 10위를 하는 게 목표"라고 당당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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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 김황태, 한국 사상 처음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 출전
2024 파리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김황태가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며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팔 없이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간절히 바라던 패럴림픽 무대에서 그간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일만 남았다.

2024 파리 패럴림픽에는 83명의 한국 장애인 스포츠 ‘영웅’들이 출전한다. 47세의 국가대표 김황태(인천시장애인체육회)는 한국 사상 처음으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에 도전한다. 김황태는 “한국의 중증장애인이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했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각오와 함께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본진이 21일 결전지인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선수단은 사전 훈련캠프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뒤 28일 개막하는 패럴림픽 여정에 나선다.

김황태는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심했다. 당시 학교 생활기록부에 존재했던 ‘아버지 직업란’을 채우는 게 목적이었다. 그는 2000년 8월 전선 가설 작업 중 감전 사고로 두 팔을 잃어 마땅한 직업이 없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종목을 세 번이나 바꿨다. 2018 평창 대회 노르딕스키 출전을 노렸지만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다. 2020 도쿄 대회 땐 태권도로 전향해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그의 장애등급(PTS3, 중대한 근육 손상 및 절단)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파리행을 꿈꾸며 시작한 게 트라이애슬론이었다. 대회를 앞두고 이천선수촌에서 만난 김황태는 “패럴림픽에 가고자 많은 종목에 시간을 들였다. 마지막이란 각오로 감동을 드리는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은 수영(750m)과 사이클(20㎞), 육상(5㎞) 기록을 합쳐 순위를 가린다. 김황태의 예상 목표는 ‘꼴찌’다. 메달권 기록을 보유한 사이클·육상과 달리 수영 기록이 크게 뒤처져서다. 스트로크가 어려운 그는 허리와 하체 힘으로 물살을 갈라야 한다.

김황태는 “두 팔 없이 철인 3종에 나오는 건 출전선수 10명 중 저뿐이다. 세계 10위를 하는 게 목표”라고 당당히 말했다. 수영 종목은 파리 센강에서 열린다. 그는 “지난해 테스트 대회 때 유속이 세서 나아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물도 많이 먹었다”며 “강에 빠지지 않고 완주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황태는 두 팔이 되어준 아내와 함께 도전한다. 아내 김진희씨는 김황태의 트랜지션(다음 종목 준비 과정)을 돕는 핸들러(경기 보조인)다. 김황태는 “아내는 제가 이 자리에 있게끔 보살펴준 고마운 사람”이라며 “무사히 마쳐 오랫동안 준비했던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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