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조용한 리더십’… 삼성 HBM 소리 없이 강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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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말 퇴임 수순을 밟아가던 전영현(사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삼성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지 약 10개월이 지났다.
삼성의 반도체사업 위기 속 '구원투수'로 복귀한 전 부회장은 기본을 강조하면서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의 조용한 리더십에 임직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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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강조 ‘실무 중심’ 재정비
외부 활동 자제… 내부서도 기대감
지난해 11월 말 퇴임 수순을 밟아가던 전영현(사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삼성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지 약 10개월이 지났다. 삼성의 반도체사업 위기 속 ‘구원투수’로 복귀한 전 부회장은 기본을 강조하면서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는 평가다. 오로지 성과로 증명하겠다는 전 부회장은 지난달 첫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잃어버린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이 임직원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본을 다하라’는 말이다. 그가 말하는 기본은 기업의 핵심 기술력이다.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HBM 기술력이 SK하이닉스에 밀리는 등 관련 산업의 호황에도 실적 부진을 이어온 것에 대한 반성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DS부문이 가장 중심에 두어야 할 것도 기술력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본을 강조하는 전 부회장의 신념은 삼성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진가를 발휘했다. 전 부회장이 2017년 삼성SDI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당시 회사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배터리 업계가 처음이던 전 부회장은 핵심 기술력을 키워 회사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스마트폰·노트북 등 소형전지에 집중하던 사업 구조를 전기차용 배터리·에너지전환장치(ESS) 등 중대형 전지로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6개 분기 연속 적자였던 삼성SDI는 전 부회장 취임 첫해 흑자로 전환했고, 그의 재임 동안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전 부회장이 DS부문장에 임명된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단행한 조직개편에서는 ‘기술통’으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의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꼽힌다. 반도체 패키징 사업은 삼성전자의 IDM 역량을 살려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다. 전 부회장은 패키징 부문을 미래 반도체의 성패를 좌우할 키로 보고 최첨단패키징(AVP) 관련 개발 조직을 따로 독립시켜 본인 직속으로 배치했다. 그동안 반도체 D램 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쌓은 경험으로 실무에 최적화된 조직 개편을 완성했다.
내부에서는 전 부회장이 LG 꼬리표를 떼고 삼성맨으로 우뚝 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D램 개발팀 연구원 출신이다. 지난 1999년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합병되자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1960년생인 전 부회장은 2020년 삼성 내부에서 공식처럼 여겨지는 ‘60세 퇴진룰’ 대상자였음에도 삼성SDI 대표 연임에 성공하면서 출신이 아닌 실력으로 본인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과도한 홍보나 인터뷰를 자제하고 업무에만 집중하는 돌쇠 같은 모습은 후배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의 조용한 리더십에 임직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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