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재의 마켓 나우] 1995년의 금리 인하·증시 강세, 곧 재현될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 9월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2022년 초 긴축에 나선 이래 3년 반 만에 통화정책의 방향이 전면적으로 바뀐다. 금융시장은 그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연준이 5%가 넘었던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것은 세 차례였다. 그 여파로 2008년에는 부동산 버블이 붕괴해 금융위기가 닥쳤다. 2000년에는 닷컴 버블이 붕괴해 나스닥 주가지수가 80% 가까이 폭락했다.
1995년 상황은 달랐다. 그해 7월 6일 연준은 6%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날 나스닥 지수는 1.2% 오르며 953포인트로 마감했다. 이 지수는 그해 연말 1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이듬해 23% 더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후에도 승승장구했다. 1997년 말 1500포인트를 넘었고 1998년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2000년 3월 초에는 5000포인트를 넘어서 1995년 금리 인하 뒤 5배 넘게 상승했다.
1990년대 후반 주식시장의 초강세를 이끈 것은 두 가지 요소였다. 우선 2% 안팎의 안정된 물가 속에 연평균 4%의 고속성장을 달성했다. 둘째는 정보통신(IT) 기반의 기술혁신이었다. 1993년 대중화한 인터넷 기술이 경제와 생활 전반을 변화시켰다.
현재 상황도 1995년 당시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금리를 인하한 그해 7월 인플레이션은 3% 아래로 내려왔다. 실업률은 당시의 완전고용 수준인 5.4%를 약간 넘어선 상태였다. 현재도 물가 오름세가 3% 아래로 낮아졌고 실업률도 매우 낮다. 1990년대 인터넷 기술과 같이 현재도 인공지능(AI) 기술이 생산성과 수익성을 크게 향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미국 경제에 대하여 낙관적이다. 물가 안정과 성장이 공존하는 골디락스 경제가 가능하다고 본다.
파월 의장의 전망이 옳다면 미국 주식시장은 상당 기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높아졌다. 8월 초 나스닥 지수는 수주일 만에 12% 하락하는 급변동을 보였다. 채권금리와 환율도 바닥과 천장을 오갔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1995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현재와 당시를 구분하는 차이는 물가와 실업의 추세다. 최근 3년간 물가는 19% 상승했지만, 1995년에는 10% 상승에 불과했다. 1995년 실업률은 하락하는 추세에 있었지만, 현재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당시 연준은 선제적 금리 조정에 나서 경제의 장기 성장을 가능케 했다. 현재 연준의 결정은 뒷북치기에 급급하다. 지정학적 조건도 악화된 상태다. 주가가 장기적 강세를 보이기에는 발목을 잡는 악재가 많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페드시그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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