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존경한다”… 조급한 트럼프? 급 태세전환

최다희 2024. 8. 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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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8)이 오랜 기간 정치적 앙숙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63)에 대해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CNN 기자 존 킹은 이날 정치 평론가들과의 대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다음 날 트럼프를 인터뷰했는데, 내가 내민 증명서 사본을 힐끗 보더니 곧바로 내 얼굴을 향해 던졌다"며 "이런 강압적인 태도가 선거 유세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똑똑한 실무진(Smart Political Advisers)'들이 그의 곁에 있는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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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미시건주에서 선거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8)이 오랜 기간 정치적 앙숙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63)에 대해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시건주에서 선거 유세를 마친 뒤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나는 그를 좋아한다. 훌륭한 신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교역 분야에서 너무나 취약했다” “일본과 중국 같은 나라가 미국에 한 일을 살펴보면 재앙이었다” 등 줄곧 견지해온 비판적 주장도 펼치긴 했다.

그러나 “그를 존경하고, 그의 부인도 존경한다”면서 재차 우호적인 발언을 덧붙였다.

CNN은 인터뷰 현장을 본 사람들이 트럼프의 발언을 듣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케냐 태생의 흑인 아버지를 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태생이 아니기 때문에 헌법상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퍼뜨린 바 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태어났다는 출생증명서까지 공개했고, 그의 부인 미셸 여사는 “외국인 혐오적인 주장은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강하게 맞섰다.

이후에도 양측은 서로를 향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 왔다. 미셸 여사는 2018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모든 게 정상이 아니고 비열하다”며 “고의로 정치적인 극단주의자 등을 자극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금을 제대로 투입하지 않아 미군이 고갈됐고, 낡아 빠진 국방력을 내 임기때 해결했다”며 “미국을 위험하게 만든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랬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연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한 배경을 놓고 외신들은 자신이 대선에서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CNN 기자 존 킹은 이날 정치 평론가들과의 대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다음 날 트럼프를 인터뷰했는데, 내가 내민 증명서 사본을 힐끗 보더니 곧바로 내 얼굴을 향해 던졌다”며 “이런 강압적인 태도가 선거 유세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똑똑한 실무진(Smart Political Advisers)’들이 그의 곁에 있는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CNN 기자 제이미 강겔은 트럼프의 ‘태세전환’ 이면에 흑인 유권자를 달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흑인 유권자를 의식한 결과란 의미다. 그는 “트럼프가 바이든을 상대로는 흑인 유권자의 표를 가져오기 수월하다고 생각했겠지만, 해리스를 상대로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이틀째를 맞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서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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