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일자리’ 1년새 10만개 줄었다
임금근로 일자리 양극화
지난 1분기에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가 처음으로 10만개 넘게 줄어들었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는 노노(老老)케어 확대 등 영향으로 26만개 이상 늘어나면서 명확한 양극화를 나타냈다. 일자리 사정이 녹록지 않은 데다 고령 인구는 증가하고 청년층은 줄어드는 인구 구조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502만1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31만4000개 늘었다. 일자리 증가폭은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둔화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소폭 반등했다.
임금근로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로, 고용동향에서 집계하는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소위 ‘투잡’을 뛰고 있다면 취업자는 1명이어도 일자리는 2개로 잡힌다.
연령대별로는 여전히 양극화가 나타났다.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전년 대비 10만2000개 감소했다. 청년층 감소폭이 10만개를 넘어선 것은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그나마 배달 라이더나 알바 등 단기 일자리가 많은 운수·창고(5000개)와 숙박·음식(5000개) 등에서 늘었지만, 나머지 산업 대부분에선 쪼그라들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 악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저출생 장기화로 인구 자체도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제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는 전년 대비 3만2000개 줄었는데, 이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40대는 주로 제조업과 건설업에 분포돼 있는데, 최근 건설업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40대 일자리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26만3000개가, 50대에서 12만8000개가 늘어났다. 30대에서도 5만7000개 증가했다. 사실상 고령층이 전체 일자리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노인 일자리를 포함한 공공일자리(직접일자리)를 지난해 104만4000개에서 올해 117만4000개로 13만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고령층 증가폭은 대부분 보건·사회복지에 집중됐다. 60대 이상에서 11만개, 50대에서 2만8000개가 각각 전년 대비로 늘었다. 이 중에서도 60대 이상의 경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357만9000개 중 21.8%에 해당하는 78만1000개가 해당 산업에 속해있다. 김 과장은 “고령화가 지속하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며 “실제 요양원 돌봄 종사자 등이 6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 일자리가 전년 대비 4만8000개 감소하면서 전 산업 중 가장 크게 줄었다. 2분기 연속 감소세다. 부동산업 일자리도 9000개 감소하면서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성별로는 여성 일자리가 전년 대비 24만9000개 늘어난 반면, 남성은 6만5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성은 제조업(3만2000개) 중심으로, 여성은 보건·사회복지(10만9000개), 숙박·음식(2만9000개) 중심으로 늘었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에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 만드는 20대 일자리는 줄어들고, 대신 고령층이 주로 가는 정부 주도 공공 일자리만 늘어났다”며 “저출생 고령화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일자리 양극화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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