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예방 ‘배터리 두뇌’에 달렸다…K배터리 “SW 키우자”
배터리 안전성 강화 행보
LG에너지솔루션은 21일 배터리 안전진단 소프트웨어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년 이상 축적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설계 역량과 실증 데이터를 활용해 안전진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고도 강조했다.
BMS는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터리 제어 정보를 제공하는 총감독 혹은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분야에서 80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충전 중 전압 하강, 배터리 탭 불량, 미세 내부 단락, 비정상 퇴화·방전, 특정 셀 용량 편차, 리튬 과다 석출 등 다양한 불량 유형을 분석해 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안전진단 소프트웨어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업체 9곳 등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적용됐다. 최근 현대차도 이 기술을 활용했다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배터리 퇴화도를 정밀 진단하고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 회사의 BMS 소프트웨어는 차량의 주행 패턴 등을 기반으로 미래의 배터리 잔존 용량 및 퇴화도를 미리 계산한다. 삼성SDI 역시 열 전파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고도화 중이다. 배터리 하나에 문제가 생겨 연쇄적으로 열 전파가 일어나면 화재 및 폭발로 번질 수 있기에 이를 소프트웨어로 차단하려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도 인공지능(AI) 모델과 결합하는 방식 등을 통해 배터리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배터리 안전에 대한 과학적 접근’ 포럼을 열고 배터리 화재 해법을 논의했다.
오기용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전기적 흐름, 배터리 구성 요소별 녹는점 등을 담아 열 폭주 방정식을 설계하고, 이 방정식을 배터리 변화를 측정하는 AI 모델과 결합한다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궁극적으로는 배터리 구성 물질을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칠훈 한국전기연구원(KERI) 이차전지연구단 박사는 “배터리 단락을 막는 분리막과 전해액을 불연성 물질로 대체해야 한다”라며 “불연성 전지 도입을 촉진하는 법안 등을 예고·입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가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가운데, 배터리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전 세계 수요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다.
21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중국 공급과잉에 따른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공급 과잉은 세계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의 배터리 생산량은 1.07테라와트시(TWh)로, 전 세계 수요(0.95TWh)보다 많다.
이정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만드는 배터리만으로 글로벌 수요를 맞추고도 중형 전기차 156만대 분량의 배터리가 남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해리·최현주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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