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군 정예 빠진 동부전선 때렸다…“요충지 점령”

박형수 2024. 8. 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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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체첸공화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과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국가원수(왼쪽)가 우크라이나와의 군사작전 과정에서 포획한 나토군 무기들을 시찰하고 있다. 카디로프는 푸틴의 오른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 병력을 추가 투입하며 공세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최정예 병력 일부가 쿠르스크에 투입된 틈을 노려 러시아가 도네츠크의 완전한 장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도네츠크의 토레츠크에 위치한 정착촌 ‘노브고로드스코예’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곳의 우크라이나식 이름(니우요크) 대신 구소련 시절의 이름을 사용해 점령 사실을 밝혔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이곳이 우크라이나군의 탄약과 식량 보급로로 쓰이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전했다. 또한 이곳을 통과하는 철도를 러시아군이 사용하면 보급을 강화해 공격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도네츠크 남부를 회복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새벽부터 토레츠크 지역에서 14건, 포크로우스크 지역에서 34건의 교전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니우요크를 점령당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러시아군의 공격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고만 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크로우스크와 토레츠크의 방어 상황이 어렵다며 열세임을 인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방어 거점이자 도네츠크의 물류 허브인 포크로우스크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의 바딤필라슈킨 도네츠크 주지사는 전날 자녀를 둔 가족들에 대해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8일 쿠르스크의 침공 목표를 “러시아의 전쟁 잠재력을 최대한 무너뜨리고 최대한의 반격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침략자의 영토에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WSJ 등은 러시아 본토 기습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최전방의 러시아 병력을 분산시켜 자국군의 방어 부담을 더는 데 있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동부 전선의 공세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최전방에서 숨을 돌리려던 우크라이나의 복안이 성공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최전방에서 병력을 빼내 쿠르스크로 진격하면서 러시아의 도네츠크 진격이 한층 수월해졌다며, 러시아가 도네츠크를 완전히 장악할 기회를 준 셈이란 주장도 나온다.

◆우크라, 모스크바에 대규모 드론 공격=러시아 본토를 기습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21일 새벽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모스크바가 속한 모스크바주(州) 포돌스크의 세르게이 소비야닌 시장은 소셜미디어에 “드론을 이용한 모스크바 공격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모스크바 도심 상공에서 드론 11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모스크바 남부의 칼루가(3기)와 서부 국경지대의 브랸스크(23기)·벨고로드(6기)·쿠르스크(2기) 등 이날 러시아 영토 내에서 총 45기의 드론을 격추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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