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 신경전...한동훈 측 “생중계하자” 제안도 野 “불쾌”

김범준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andreaskim97jun@gmail.com) 2024. 8. 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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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하 韓 비서실장 “생중계하자”
이해식 李 비서실장 “예의 어긋나”
지난해 12월 29일 국민의힘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출처=매경 DB)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국회에서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가운데 양당은 회담의 형식을 두고 연이틀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박정한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 의제로 정쟁 중단 선언과 민생 회복 지원,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 3가지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회담 형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실장은 “국민들한테 저희가 빨리 뭔가 결과를 드려야 되는 거라 형식도 두 분이 진솔하게 좀 얘기를 하고 그 내용도 민주당이 동의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좀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회담의 전체 내용을 생중계하자는 취지다.

박 실장의 이 같은 언급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굉장히 중요한 내용인 만큼 실무회의를 거쳐 논의할 부분이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문제를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예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상당히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는 이 실장은 또 “박 비서실장이 유감을 표명하는 방식으로 이번 일을 수습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유감 표명까지 거론하자 박 실장은 “민주당 주장이고 수습할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일축했다. 이 실장이 문제 삼은 회담 생중계 제안과 관련해서도 박 실장은 “국민들도 이해할 수 있게 열어 놓고 회담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제안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오늘 일은 해프닝 정도도 아니고 이해·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당의 전날 ‘생중계’ 공방은 이날까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생중계 방식은 말 그대로 형식의 문제일 뿐이다. 야당이 불쾌감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곽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여야 대표 간 ‘공개 정책 대화’를 주장했던 것을 거론하며 “작년 이재명 대표와 올해 이재명 대표가 다른 사람인가.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반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대표가) 회담이 아니라 대선 후보 TV 토론 같은 걸 상상하신 게 아닌가 싶다”라며 “TV 토론에 나가면 후보로서 좀 뜨지 않나. 그래서 (한 대표가) 그럼 ‘이재명 후보랑 비슷해지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한 게 아닐까 싶다”고 평가절하했다.

전날 열릴 예정이었던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은 양당의 신경전에 결국 무산됐다. 양당은 이날 오후 늦게 비공개 회동을 가지고 실무 협상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난항이 예상되는 회담의 형식과 의제 설정을 두고 양당이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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