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에 16년 만에 은혜 갚은 오바마 “예스 쉬 캔”
“미국은 새로운 장 맞이할 준비돼 있어”
2004년부터 두 사람 인연 시작돼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황금 시간대 마지막 연사로 나서 “미국은 새로운 장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며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역시 그 일을 할 준비가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해리스가 그 일을 할 준비가 됐다. 그녀의 목소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신해 평생을 싸워온 사람”이라며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기 위해 달려가는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 중간에 “예스 쉬 캔(Yes, She Can·그녀는 할 수 있다)”이라 외쳤는데, 이는 2008년 대선에서 본인을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만든 전설적인 선거 슬로건 ‘예스 위 캔(Yes, We Can)’을 16년 만에 재소환한 것이다. 지지자들도 오바마의 연설이 이어질 때마다 예스 위 캔을 외치며 열광했다.
NYT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당시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컸던 상황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NYT는 “민주당 전체를 통틀어 오바마를 지지했던 사람은 몇 안 됐었다. 정치적 리스크였다”면서 “해리스의 초기 투자는 결국 성공했고, 오바마는 그 일을 절대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둘의 첫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시 검사장이었던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모금 행사를 여는 것을 도와주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비슷한 정치적 지향점을 공유한 데다 백인이 주류를 이루는 정계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혼혈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빠르게 유대감을 형성해나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부통령이 된 이후에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그에게 정치적 조언을 제공하며 지원군이 돼줬다고 NYT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참모들을 이번 대선캠프의 핵심 책임자로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9일 막을 올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22일까지 진행된다. 21일에는 월즈 주지사의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예정돼 있다. 22일에는 해리스가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며 전당대회의 마무리를 장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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