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남편 사랑해"…전용기 타고 하늘 위 10분 빙빙 돈 이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서 연설에 나선 남편 더그 엠호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를 마친 뒤 탑승한 전용기에서 남편의 연설 영상을 봤다. 이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전용기 안에서 연설을 시청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사랑해, 더기(Dougie·더그의 애칭)"라고 적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탄 전용기는 그가 연설을 끝까지 볼 수 있도록 시카고에 도착한 이후에도 착륙하지 않고 상공을 10분간 빙빙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엠호프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은 가족의 미래를 해리스 부통령에게 맡겼고 이는 "내가 한 최고의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해리스는 내 삶에서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정확히 맞는 사람이었고 지금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 순간에 정확히 맞는 대통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엠호프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자녀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아들 콜은 엠호프가 무대에 오르기 전 나온 소개 영상을 통해 친밀감을 드러냈다. 엠호프가 공식 행사에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장면에 내레이션으로 "나는 당시 '우리 바보 같은 아빠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들의 소개로 엠호프가 무대에 오르자 VIP 객석에서는 딸 엘라가 눈시울을 붉히며 아버지를 카메라에 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엘라는 아빠를 향해 손하트를 그려보이며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재치 있는 입담과 아내에 대한 존경심으로 연설을 채운 엠호프는 그동안 정치인 아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미국의 첫 '세컨드 젠틀맨'에 이어 '퍼스트 젠틀맨'에 도전하는 엠호프는 남다른 외조로 '정치적 배우자'의 새로운 표상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30년 넘게 변호사로 일한 엠호프는 2021년 해리스가 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되자 다니던 로펌을 그만둘 만큼 헌신적이었다. 해리스가 부통령이 되고 로펌을 그만둔 직후인 2021년 타임지 인터뷰에서는 아내를 위해 벽지를 고르는 것과 같은 집안일을 배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펌을 그만둔 뒤 워싱턴DC 조지타운대 로스쿨에서 방문 교수를 지낸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면서 올해 가을부터는 그마저도 내려놓고 대선 캠페인 지원에 '올인'할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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